[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23일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관망세를 나타내며 1080원대 중반을 중심으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날 국제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그리스 구제금 지원에 대한 협상 타결 기대로 주요통화에 상승했다. 유로·달러는 1.29달러로 고점을 높이고 1.288달러에 상승(전거래일 종가 대비) 마감했다. 달러·엔은 82.8엔으로 고점을 높이고 82.4엔에 소폭 하락 마감했다.
오는 26일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그리스 추가 구제금 지급을 위한 협상을 타결할 것이라는 기대가 유로화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이날 스페인이 목표한 차입액 25~35억 유로보다 많은 39억유로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는데 성공했다는 소식이 나온 점도 유로화의 상승에 우호적인 여건을 제공했다.
유로존의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2를 기록하며 10개월 연속으로 기준선인 50을 밑돌았다. 다만 전달의 45.4와 전문가 예상치였던 45.6보다는 다소 개선됐다.
중국의 11월 HSBC PMI 잠정치는 50.4를 기록, 13개월 만에 확장으로 돌아섰다. 중국 경기에 대한 긍정적 전망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자극됐다.
미국 금융시장은 추수감사절로 휴장했고 일본 엔화는 일본중앙은행(BOJ)의 공격적 완화 기대로 약세 압력이 지속됐다.
한편 전날 서울환시에서는 최종구 기재부 차관보의 환율 관련 브리핑과 함께 회환당국의 강도 높은 실개입이 단행됐다. 시장에서는 개입 규모를 10억 달러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당국이 강력한 시장 개입에 나서면서 선물환 포지션 한도 축소 등의 규제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졌다.
원·달러, 엔·원 모두 과매도권에 들어섰고 시장의 숏(매도)플레이가 상당히 진행됐다는 점, 매물 소화도 어느 정도 이뤄진 상태라는 것을 감안하면 개입 시점은 적절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방향성을 바꾼다거나 일정 레벨을 지지해주는 개입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가파른 하락세를 진정시켜주는 속도 조절 정도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며 단기적으로는 원·달러 환율의 지지력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선물환 포지션 한도 축소는 당국이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만큼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은행들이 대부분 기존의 한도에 여유가 있는데다 당국이 목표로 삼고 있는 단기외채, 외화자금조달 여건 등이 잘 관리되고 있는 만큼 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 금융시장이 휴일을 맞아 조기 폐장하는 등 글로벌 외환시장이 지지부진할 것으로 보여 원·달러 환율도 움직임 제한될 것"이라며 "다만 당국 개입으로 환율이 반등한 만큼 업체 네고(달러 매도)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장중 수급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오늘 원·달러 환율은 증시와 업체 네고 강도에 주목하며 1080원대 초중반을 중심으로 등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선물 예상범위는 1081~1087원.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은 "환율 1080원을 앞두고 당국이 개입강도를 크게 올렸기 때문에 개입경계와 레벨부담이 늘어나 숏플레이를 위축시킬 것"이라며 "연말을 약 한달 정도 남긴 상황에서 종가 관리에 대한 경계 역시 증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변 연구원은 "뉴욕 휴장과 주말을 앞둔 부담 등이 포지션 플레이를 제한하며 오늘 원·달러 환율은 1080원대 중반을 중심으로 눈치 보기에 나설 것"이라며 "다음주 추가 규제가 시행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일단 관망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선물 예상범위는 1082~1088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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