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손보업계, 카드 수수료율 놓고 '한판승부'
카드사, 가맹점 부담 최적화 산출 VS 손보사, 보험료 인상 요인
2012-11-22 17:03:41 2012-11-22 17:21:48
[뉴스토마토 이지영 임효정 기자] 새 가맹점별 카드 수수료율을 놓고 신용카드업계와 손해보험업계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다음달부터 새롭게 적용되는 수수료 체계에서 신용카드사들이 손보사에 수수료율을 최대 30%까지 올리라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22일 보험ㆍ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 현대카드 등 대형 카드사들은 삼성화재에 새로운 수수료율로 2.7%를 제시했다. 기존보다 0.7%포인트 오른 것이다.
 
또 동부화재, 현대해상, LIG손해보험 등 대형 손보사에도 2% 후반대까지 올려달라고 통보했다. 개정 여전법의 수수료율 상한선인 2.8%에 근접하는 수치다.
 
평균 수수료율 2.5% 수준인 중소형 손보사에는 0.1~0.2% 포인트 올려 요구했다
 
카드사들은 적격비용을 산출해 적정한 수준의 수수료를 제시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금융 당국이 대형 가맹점의 평균 수수료율을 2.3%로 판단한 만큼 업계의 이윤을 더하면 그 정도 부과하는 게 맞다는 논리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그 동안 대형 가맹점들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적정수준보다 낮은 수수료를 내온 것이 사실이다"면서 "0.7% 인상 근거는 소비자와 가맹점간 부담을 최적화해 산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카드 수수료율은 적격비용을 산출해 적정한 수준의 수수료를 제시한 것"이라며 "보험사 측에서 협상을 제안해오면 거절하지는 않겠지만 현재 제시한 수수료율은 적정하게 산출된 것" 이라고 말했다.
  
이에 손보업계는 카드 수수료 인상 철회 요구가 거부되면 카드 결제를 없애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한 해 손보사들이 카드사에 내는 자동차보험료 수수료는 2500억원에 달해 수수료율이 평균 2.7%까지 올라가면 750억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손보업계는 지난 4월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2.6% 내린 데 이어 이번 카드 수수료 인하 시 하반기 보험료를 한번 더 내리기로 의견을 모은 상태였다"면서 "그러나 카드업계의 수수료율 폭탄 통보로 오히려 내년에 자동차보험료를 대폭 올려야 할 상황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몇 개월전 만해도 카드사들은 이번 수수료 개편에서 어느정도 수수료율을 내려줄 것으로 얘기했었는데 오히려 수수료율을 대폭 인상하라는 통보를 받고나니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라면서 "손보사들이 카드업계의 '봉'도 아니고, 수수료율 조정이 안될 시 보험업계도 다른 대책안을 찾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카드사와 보험사간 카드 수수료 문제를 둔 논란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지난 9월께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에 대한 평균 2.5~3%의 카드수수료율을 내려달라고 금융당국에 요청한 바 있다.
 
이때 카드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경우 매출비중이 높은 것을 감안해 업종별 표준수수료보다 더 낮은 수수료율을 내고 있다"며 "엄살을 부리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한편 카드사는 보험사를 시작으로 대형마트, 항공사 등을 포함한 대형가맹점이 인상된 수수료율에 반기를 들고 일어날 지 우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카드사는 수수료 인상 수준을 확정해 통보한 후 230여곳에 해당하는 대형가맹점들의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카드사 입장에서 대형가맹점은 카드매출액의 상당부분을 차지지하고 있는 슈퍼갑(甲)이기 때문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아직 보험사와 공식적으로 협상을 하지는 않은 상태이지만 보험사를 시작으로 다른 대형가맹점도 카드사가 제시한 수수료율을 문제삼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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