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 기자] 앵커 : 오늘 마켓인터뷰 시간에는 상품시장에 대해 김혜실 기자와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우선 유가 얘기부터 해야겠는데요.
김기자, 오늘은 유가가 중동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상승했으나, 최근 유가가 하락세를 보였죠. 미국의 원유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인가요. 정리해주시죠.
기자 : 미국이 10년 안에 사우디아라비아를 능가하는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 IEA가 내놓은 연례 에너지전망보고서에서 언급된 내용인데요. 미국이 오는 2020년이면 현재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보다 많은 원유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현재 미국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은 1000만 배럴로 사우디아라비아의 1090만 배럴에 못 미치고 있으나 2017년에는 미국이 사우디를 넘어 세계 최대 산유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미국 석유 생산량이 2020년에는 111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2020년 1060만 배럴이 될 것으로 전망돼 미국 산유량이 사우디를 앞지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앵커 : 그렇게 되면 미국이 자체 수급이 가능해지면서 수입을 줄이겠군요.
기자 : 네. IEA는 미국 내에서 생산이 늘면서 원유 수입이 줄고, 2030년쯤에는 북미가 원유 순수출국이 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미 에너지부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전체 소비량의 20%에 상당하는 원유를 수입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전체 수요의 83%를 자급했는데, 1991년 이후 최고 자급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2030년에는 미국이 원유를 100% 자급자족할 수 있게 된다는 겁니다.
현실적으로 미국이 세계 최대 원유국이 된다는 것이 가능할 지 동양종금증권 김혜영 연구원님의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앵커 : 미국의 기술이나 생산량 추이를 보면 가능할 거라고 내다보셨는데요. 그렇다면 향후 2030년 이후 계속 미국이 1위 자리 유지한다고 봐도 되는걸까요.
기자 : 미국의 생산량이 증가하는 것은 셰일층에서 원유와 천연가스를 추출하는 첨단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인데요. 산유량은 사우디에 뒤쳐지고 있기 때문에 독보적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2035년에는 미국 산유량이 920만 배럴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구요. 사우디의 경우 1230만 배럴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2035년에는 사우디가 다시 최대 산유국의 위치에 머무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앵커 : 네, 사우디와 1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 뒤치락 하겠지만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는데요.
미국이 석유 순수출국 전환되면 석유수출국기구 OPEC의 역할이 줄어든다고 봐도 될까요.
기자 : 아닙니다. 미국이 OPEC에서 수입하는 원유가 줄어도 전 세계 시장에서 OPEC이 차지하는 중요성은 오히려 증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미국의 원유 생산이 늘어난다 해도 아시아의 원유 소비가 급증하면서 OPEC이 전 세계 원유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42%에서 2035년에는 50%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IEA는 미국이 중동에서 수입하는 원유가 향후 10년간 거의 제로 수준으로 줄어든다고 봤는데, 반면 아시아가 2035년이 되면 중동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90%를 수입하면서 새로운 무역 중심축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앵커 : 그렇다면 미국의 수출 확대로 유가가 떨어질까요.
기자 : 미국 수출이 확대되고 4분기 세계 원유 수요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면서 단기적으로 유가가 하락하는 모습인데요.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요가 줄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제유가는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립니다.
IEA는 오는 2035년 세계 에너지수요가 30% 이상 증가하면서 유가는 배럴당 125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이라크 석유생산에 차질이 있는 경우 2035년 유가는 배럴당 14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동양종금증권 김혜영 연구원님은 향후 유가 전망 어떻게 하시는지 들어보겠습니다.
앵커 : 중장기적으로 유가는 꾸준히 오를 것으로 보셨는데요.
이 배경이 수요 증가라고 하셨습니다. 수요 전망 구체적으로 살펴 볼까요.
기자 : 우선 단기적으로 살펴보면요. IEA는 올해 전체 석유 수요는 하루 8960만 배럴로 예상했습니다. 지난해 8890만 배럴보다 소폭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본겁니다. 이란 석유 제재와 미국 허리케인 샌디 등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10월 세계 석유 공급 규모는 80만 배럴 늘어난 하루 9090만 배럴에 이르렀기 때문인데요. 내년 수요 증가 전망치 역시 87만 배럴 늘어난 하루 9040만 배럴로 제시했습니다. 지난달 제시한 전망치 보다는 10만 배럴 낮아졌습니다.
IEA는 수요 약화와 비 OPEC 산유국의 생산 증가로 인해 OPEC의 석유 공급이 이번 분기에 하루 3000만 배럴 정도면 충분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 같은 전망치 하향 조정은 글로벌 경기 우려가 석유시장에도 타격을 주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요. 전 세계 원유 수요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늘어날 전망인데요. 2035년 아시아의 원유 수요는 하루 9970만 배럴로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14%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하루 1억 배럴에 육박할 것이라는 겁니다.
앵커 : 자 이번에는 금 얘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금값도 계속 상승세죠.
기자 : 네. 최근 금값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이 경기부양책을 지속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달러화는 약세를 보이고 상대적으로 실물자산이 금은 강세를 보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금값이 오르는 이유, 동양종금증권 김혜영 연구원님에게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앵커 :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각국의 통화가치가 하락해 금은 상대적으로 가치가 높아진다고 설명주셨습니다. 그렇다면 금값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십니까.
기자 : 사실 최근 몇 년간 금값이 이미 많이 올랐습니다. 때문에 큰 폭으로 급상승하기는 어려운 상황인데요. 하지만 하락세로 돌아설 요인은 적다고 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완만한 상승세를 향후에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는데요.
실제 세계 금거래업자들이 내년 금값은 온스당 1849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어제 홍콩에서 열린 런던금시장연합회 연례회의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은 내년 금값이 올해보다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고 합니다. 세계 최대 금 소비국인 중국의 수요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입니다. 중국공상은행은 올 들어 현재까지 은행에서 판매된 귀금속 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제자리걸음 수준이지만 안정된 경제성장과 소득 증가, 새로운 상품 출시 등으로 중국 내에서 금시장은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신중론도 제기됐습니다. 지난해 연례회의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금값이 온스당 2019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지난해 9월 금값이 온스당 192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후 불과 몇 주 후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후 금값은 계속 하락해 온스당 1530~1800달러 선에서 움직였는데요. 때문에 향후 경기 상황을 봐야 한다는 겁니다.
김혜영 연구원님께서는 금 가격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 들어 보겠습니다.
기자 :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셨는데요. 재정절벽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최근 며칠간 금값이 올랐던 만큼 금값은 이슈에 민감하게 움직인다는 점 고려하시고 투자하셔야겠습니다.
앵커 : 경기 전망에 따라 움직이는 상품가격들에 대해 오늘 살펴봤는데요. 당분간 유가와 금값 모두 상승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김기자, 김혜영 연구원,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