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원·달러 환율의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1090원선이 붕괴되면서 환율이 어느 수준까지 추락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환율이 지속적인 하락 흐름을 이어가면서 수출경쟁력이 약화돼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 역시 높아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내년 한국 경제의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데에는 동의하면서도 환율 하락 추세와 영향에 대해서는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어 시장의 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심리적 지지선 1090원선 붕괴..엇갈리는 '전망'
8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9원 오른 1089.3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외환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 폭락과 누적된 레벨 부담으로 환율이 일시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7일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5.3원 내린 1085.4원으로 마감돼 9일 만에 1090원선이 붕괴됐다. 이는 지난해 9월 9일 1077.3원 이후 14개월 만의 최저치다.
증권업계와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경제 전망보고서를 잇달아 내고 환율 하락의 원인과 그 영향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 속도와 그 정도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원화 강세 기조가 계속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엇갈린 전망을 제시했다.
이철희 동양증권 수석연구원은 "최근의 환율 하락 지나치게 속도가 빠른 점을 감안하면 원화의 강세현상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그 근거로 달러 약세 현상이 종료된 점과 원화 강세 기조가 위안화 강세에 따른 동조화 현상이라는 점을 제시했다.
그는 "위안화 강세는 미국의 정치상황을 고려한 일시적 현상으로 미국 대선이 종료된 현재부터는 원화강세도 진정돼 환율이 1100원대로 복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최근 미국 경제가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유럽 재정 위기가 소강 상태로 접어들었다"며 "신흥국의 외환 시장이 안정되면서 원화를 비롯한 주요 신흥국 통화가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비교적 견고한 데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한국의 신용등급을 잇달아 상향조정하면서 해외의 시각이 개선된 점도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리경제 타격 제한적" VS "수출기업 중심 피해 커질 것"
환율 하락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의견도 엇갈렸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으로 입을 타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지만, 일부에서는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피해가 커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수요가 회복되는 시점에서는 원화 강세가 국내 수출회복세를 훼손시킨 적이 없었다"며 "지난 1988년 이후 원·달러 환율과 국내 수출물량지수 간에는 유의미한 관계가 관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마 연구원은 또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더 중요한 것은 원·달러 환율보다 원·엔 환율"이라며 엔화의 추세적 약세 가능성도 낮다"고 분석했다.
반면 환율 하락으로 국내 주력 수출업종 대부분이 피해를 입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날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500개 수출기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수출 마진 확보를 위한 환율 마지노선은 평균 1086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환율 하락의 영향을 받는 가전,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한다"며 "이들 업종의 수출 채산성 악화는 한국 경제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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