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나자마자 글로벌 금융시장의 시선은 재정절벽 문제에 쏠리고 있다.
7일(현지시간) 대다수 전문가들은 오바마 집권 2기 성공의 열쇠는 재정절벽 문제 해결에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해결 기대감보다 우려가 더 큰 상황이다. 대선 이후 열린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들이 2%넘게 급락한 것도 이런 배경에 기인한다
무엇보다 월가를 비롯한 금융시장은 대선과 함께 치뤄진 의회선거에서 상·하원이 양당 체제가 유지될 것이란 점을 두려워하고 있다.
현재 미국 상원은 민주당이 과반수를 확보한 상태이나 하원은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어 타협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선거 이후 민주당과 공화당의 지도부가 재정절벽을 피하기 위한 해결책에 대해 다른 견해를 내놓았다는 사실도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선거 직후 하원의장인 존 베이나 공화당 의원은 "불균형 문제를 하룻밤 사이에 해결할 수 없다"며 "세금인상과 정부지출 삭감에 따른 재정절벽을 피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이를 방지하기 위한 해결책을 찾은 뒤 내년부터 실질적인 채무 삭감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반면, 상원 원내대표인 해리 레이드 민주당 의원은 부유층에 대한 감세조치를 중단해야한다는 주장과 함께 큰 틀에서 서로 합의를 이뤄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당은 연 소득 20만달러(부부합산 소득 25만달러)가 넘는 부유층에 대한 감세조치를 중단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양당 지도자에게 경제난 극복을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해줄 것을 당부했지만 공화당이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재정절벽을 둘러싼 우려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합의 실패시 오바마 리더십 '치명타'.. 의회와 '타협'이 관건
연말까지 의회가 타협안을 내놓지 못할 경우 미국 경제는 물론이고 남은 4년 동안 미국을 이끌 오바마의 리더십에도 치명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와 무디스도 재정절벽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내년 중에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상황이 급박한 만큼 백악관과 미 의회가 타협에 이를 것이란 낙관론도 나온다.
카메론 와트 블랙록 자산운용 수석전략가는 "실업률이 여전히 높은데도 불구하고 공화당이 패배한 이유를 생각하면 공화당이 유지했던 보수적 입장이 과도했던 게 아닌가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며 "이는 향후 재정절벽 문제에 대한 공화당의 태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필 풀 HSBC자산운용 수석전략가도 재정절벽 문제가 궁극적으로 타협에 이를 것이라며 낙관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다만, 합의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불확실성 고조로 금융시장이 몇 차례 흔들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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