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세진기자] 반기문 국제연합(UN) 사무총장이 격변하는 세계 속에서 대한민국이 각국의 갈등을 잇는 교량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29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2 서울평화상' 수상소감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반 총장은 "한반도가 전쟁의 참화에 빠졌을 때 많은 유엔국들이 군대를 보내 한국을 도왔고, 전후 복구 과정에서도 여러 나라들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며 "물질적 연대보다 중요한 도움은 국제사회와의 연대감"이라고 강조했다.
오늘날의 국제사회 현실에 대해 반 총장은 "디지털 혁명과 신흥 강국들의 등장에 따른 경제적 변혁이 이미 시작됐다"며 "국제범죄와 중대한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성의 시대'를 이룩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반 총장은 핵 군축과 빈곤 퇴치, 친환경 개발 등을 위한 UN의 다양한 활동을 소개하며 상호 존중과 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한 '문명 간 연대' 같은 개념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아직도 정치적·역사적 긴장이 남아 있는 동아시아 사회에서 이견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데 대한민국이 교량 역할을 해 줄 것을 호소했다.
북한 핵문제에 대해서는 "적절한 여건이 갖춰질 경우 북한을 방문하는 등 직접 관여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라며 다소 파격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반기문 총장은 "최근 UN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이 된 대한민국은 국제 평화 유지에 더 공헌할 수 있게 됐다"며 "신생국 남수단에 대한 평화유지군 파견 결정은 이러한 역할을 더욱 강화해줄 것"이라고 기대를 내비쳤다.
반 총장은 "대변혁기가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미래를 열어줄 것"이라는 말로 이날 수상소감을 마무리지었다.
서울평화상은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념해 세계평화와 인류화합에 기여한 인물과 단체를 대상으로 주어지는 상으로 국경없는 의사회, 코피 아난 전 UN 사무총장 등이 역대 수상자이다.
반기문 총장은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이 상을 수상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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