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PC용 D램의 업황 침체에 막혀 3분기에 적자전환했다. 하지만 애플의 아이폰5 등 잇단 스마트 기기 출시로 인한 수요상승에 힘입어 당초 증권가에서 예상한 수준보다는 영업손실 규모를 상당폭 줄였다.
24일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에 매출액 2조4234억원, 영업손실 150억원(영업이익률 -1%)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순이익의 경우 외화 평가차익 등이 반영돼 20억원의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 2분기와 비교했을 때 3분기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8%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전분기 230억원에서 다시 적자로 전환했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 3분기 실적에 대해 이달초 예상된 영업적자 177억원 수준에서 최근에는 508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추정했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3분기 PC용 D램 가격하락폭이 크다는 점을 근거로 1200억원 이상의 적자를 예상하기도 했다.
이처럼 PC D램의 가격하락이 SK하이닉스의 실적을 수렁에 빠뜨리긴 했지만 모바일 D램 매출이 이를 어느정도 상쇄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엘피다, 마이크론 등 해외 경쟁사가 기록한 적자규모보다 비교적 선방할 수 있었던 비결은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와 원가절감 노력에 기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D램 매출에서 모바일 제품 비중이 최초로 30%를 넘어서는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70% 이상으로 확대해 PC D램 가격하락의 영향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또 30나노급 제품도 전체 D램에서 비중이 75%를 넘어 원가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낸드플래시도 출하량은 5% 증가했고 평균판매가격은 4% 상승했다. 20나노 제품은 순조로운 양산 전환으로 3분기말 비중이 60%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낸드플래시 시장이 모바일 및 응용복합제품 위주의 수요 증가로 전반적인 수급상황이 호전되며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한편 SK하이닉스는 4분기 전망에 대해서는 모바일 D램의 지속적인 수요 증가와 윈도8 등 새로운 PC·모바일 플랫폼의 활성화에 힘입어 시장과 비슷한 수준의 성장세를 예상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4분기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수요 증가로 모바일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10% 후반 정도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PC 수요 약세로 인한 일부 업체들의 생산량 조정 움직임으로 PC D램의 가격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가격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낸드플래시에 대해서도 "3분기 20% 수준의 상승세를 기록했고 4분기에도 20%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메모리 공급업체들의 투자는 감소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 생산 증가는 제한되면서 시황은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모바일 D램 및 낸드플래시 솔루션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원가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PC D램 시장상황을 고려해 20나노급 D램 공정전환 속도를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등 수익성 제고에 나설 계획이다.
반면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메모리 반도체 부문 전체에 걸쳐 공급이 축소되며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지만, PC·서버 D램의 가격 하락세를 방어하기엔 힘든 수준이라는 것이다.
KB투자증권은 현재 D램 수요의 41.0%를 차지하는 PC의 수요 증가율이 내년까지 저조할 가능성을 높게 보며, D램 전체의 수요 증가율도 32.4% 수준에 그치며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손실이 1934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 모바일 D램 등의 수요 상승 등 영업 환경이 어느정도 개선되는 호재가 존재하지만, PC D램 부진과 시장규모 축소를 어느 수준까지 상쇄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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