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본격적인 어닝시즌을 앞둔 은행권 3분기 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저금리 기조와 금리·수수료 인하로 수익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웅진사태까지 불거지면서 은행들의 실적이 ‘어닝 쇼크’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마저 나왔다.
문제는 은행권의 수익성 악화가 내년까지 이어지면서 장기화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오는 16일 외환은행을 시작으로 금융지주사들과 은행들의 성적표가 공개된다. 19일과 26일에는 각각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 이달 말과 내달 1일에는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의 실적이 발표된다.
증권업계는 은행권의 3분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에 비해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산 성장세가 부진한데다 지난 7월 기준금리 인하와 대출금리, 수수료 인하 등으로 순이자마진(NIM)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대출 성장은 지지부진하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은행권은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한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 사태로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까지 떠안았다.
증권정보 제공업체 FN가이드가 추정한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 우리금융, 기업은행, 외환은행 등 6개사의 3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2조3277억원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 여신에 대한 충당금 부담으로 실제 실적은 이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나금융은 3분기 순이익 컨센서스가 364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이상 증가했지만 웅진 사태 여파로 실제 순익은 3000억원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환은행도 올 3분기 60%가량 늘어난 1929억원 순익이 예상되지만 지난해 외환평가 손실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것에 대한 기저효과라는 분석이다.
우리금융의 3분기 순익 컨센서스는 4613억원, 신한지주는 666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0~15% 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기업은행은 3195억원, KB금융 539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역시 지난해에 비해 큰 폭의 하락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은행권의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 할 조짐이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내년까지는 은행권의 실적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당장 지난 11일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하되면서 은행권의 부담이 가중됐다. 기준금리 인하가 NIM 하락으로 이어져 내년 1분기까지는 은행 수익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은행권에 대한 규제마저 강화되는 추세다.
최근 금융당국은 은행의 가산금리, 펀드 판매수수료, 신용카드 수수료 등과 같은 금융서비스 가격 규제를 크게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은행의 주 먹거리인 수수료 이익이 감소하게 되면 은행권의 전체 순익도 크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여기에 금융위원회는 내년 바젤Ⅲ 도입에 앞서 은행의 자본비율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은행업감독규정과 시행세칙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은행들의 건전성 지표는 기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에 보통주자본비율과 기본자본(Tier1)비율이 추가된다.
하학수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금리와 조달금리가 낮아져 이론상으로는 내년 2분기에나 은행업계 사정이 나아질 수 있다”며 “다만 경기 부진이 이어져 금융당국이 마진 축소 등 규제를 강화할 우려가 높은 상황”이라고 말해 안심할 수는 없음을 내비쳤다.
김재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순이자마진(NIM)하락과 더딘 자산성장에 따른 핵심이익 감소추세가 계속되면서 은행 수익지표의 구조적 하락 우려가 커졌다”며 “단기간에 실적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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