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염현석기자]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중국 의존도가 갈수록 심화되면서 수출시장 다변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의 수출 비중은 전제 매출액의 40~60% 정도다. 기업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PE(폴리에틸렌)나 PP(폴리프로필렌) 등 범용 제품들의 중국 수출비중이 60~70%에 달한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그동안 고속성장을 지속하면서 소비재의 원료가 되는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컸다"며 "수송비도 저렴해 수출 비중을 지속해서 늘렸던 추세"라고 말했다.
문제는 중국이 더 이상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의 안정적인 시장이 아니다는 것이다.
지난 8월 중국의 국내산 PE 수입단가는 kg당 1.44달러를 기록하면서 평균수입단가(1.47달러/kg)를 밑돌았고, 중국의 국내산 PP 수입단가는 평균수입단가(1.48달러/kg)와 같아졌다. 중국의 성장세가 예전만 못해 국내 석유화학 제품들이 우수한 품질로 누렸던 가격 프리미엄이 사라진 것이다.
여기에 국내 제품보다 30% 저렴한 중동산 석유화학 제품들이 중국으로 유입되고 있어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의 난항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석유화학 범용제품의 새로운 시장으로 인도를 꼽고 있다. 12억이 넘는 인구와 발전 가능성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섬유나 타이어와 같은 소비재의 주재료인 석유화학제품의 특성상 인도는 중국 일변도의 수출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으로 부족함이 없다.
실제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 아시아를 제외한 다른 지역으로 범용제품을 수출하기는 만만치 않다.
업계는 미국 등 북미의 경우 듀폰이나 다우케미컬 같은 굴지의 석유화학 업체가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확고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어 시장 진입이 녹록치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또 남아메리카 지역 역시 낮은 임금과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저렴한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높은 수송비가 가격에 반영된 국내 제품들은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점유율을 높이기가 쉽지 않다는 게 업계 내 중론이다.
여기에 국내 석유화학 제품보다 30% 정도 저렴한 중동산 제품들의 품질이 크게 향상되면서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다양한 판로 개척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손연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 저렴한 중동산 석유화학 제품들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어 국내 범용제품들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중국의 경기가 갑자기 좋아지지 않는 한 인도 등 수출 다양화를 통해 범용제품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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