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5.18 민주화운동 관련 유인물을 배포하고 국가 전복을 위한 단체 결성 혐의로 기소됐던 '아람회 사건' 피해자의 가족들에게 국가가 피해보상금 8400여만원을 추가로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아람회 사건'은 지난 1981년 김난수씨의 딸 아람양의 백일잔치를 계기로 모인 인사들을 검찰이 체제 전복 시도 혐의로 체포한 사건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2부(재판장 서창원)는 3일 '아람회 사건' 피해자 정모씨 등 4명이 "아람회 사건으로 불법수감돼 가족들도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정씨 형제들은 피해자 정씨가 고문을 받아 억울하게 장기간 투옥되는 것을 지켜보고 본인들도 전과자 가족으로 낙인찍히는 고통을 겪었다"며 "피해자 정씨가 당한 불법행위로 인해 반국가단체 구성원의 가족이라는 오명을 쓰고 불이익과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국가는 그 당시 불법행위로 인해 이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정씨를 제외한 3명에게 각각 28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손해배상 청구를 낸 정씨에게는 이미 상당한 액수의 위자료가 지급된 점, 위자료에는 사회적 지위 및 복역기간과 재산상태 등이 고려돼 소극적 손해 등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이라며 "소멸시효 후 추가적 손해배상금의 지급을 구하는 정씨의 주장에는 이유가 없어 국가의 배상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정씨는 반국가단체인 '아람회'를 조직해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유인물을 배포한 혐의 등으로 1981년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이 사건에 대해 "재심이 필요하다"는 결정을 내렸고, 정씨는 이 결정을 근거로 재심을 청구, 2009년 5월 서울고법에서 무죄 또는 면소 판결을 받아냈다.
앞서 피해자들은 고문과 증거조작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한 것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소송을 내 올 초 대법원에서 국가가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90억여원을 지급하라는 확정판결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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