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고민..애플·삼성 어이할꼬?
2012-07-13 16:23:55 2012-07-13 16:32:52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구글이 새 운영체제(OS)인 '젤리 빈(Jelly bean)'을 선보이며 애플과의 전면전을 예고하면서 안드로이드 진영의 구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드로이드 진영의 선봉 격인 삼성전자가 갤럭시S3로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돌풍을 이어갈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반(反) 애플 동맹을 총지휘하는 구글도 이에 맞춰 전략을 세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어떻게든 삼성전자(005930)에 집중된 스마트폰 수요가 다른 제조업체로 분산될 수 있도록 교통정리에 나서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삼성을 자극하지 않고 동맹 관계를 유지시켜 나가야 한다는 과제도 동시에 떠안게 됐다.
 
한마디로 안팎의 경쟁자를 상대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는 얘기다. 밖에서는 애플을, 안에서는 안드로이드 OS 확산의 일등공신인 삼성전자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이달 초 '갤럭시S'와 '갤럭시S2'의 판매량이 각각 2400만대, 2800만대를 넘어서며 누적 판매량 5000만대를 기록했다. '갤럭시 노트' 판매량도 출시 7개월 만에 700만대를 돌파하는 등 구글 입장에선 무시 못할 존재로 커버렸다.
 
때문에 조만간 구글과 삼성전자의 관계가 역전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그간 구글이 제조사들에 강한 입김을 불어넣었다면, 앞으로는 삼성전자가 구글을 쥐락펴락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얘기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 일부 휴대전화 제조사들이 젤리빈 레퍼런스폰 제작에 착수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것도 구글이 처한 상황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구글은 안드로이드 진영 내부의 '견제와 균형'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구사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안드로이폰의 수요를 늘리면서도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식으로 다른 제조사와 협력관계를 구축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박성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 외 다른 안드로이드폰이 점유율을 늘리지 못한다면, 구글도 종국에는 소프트웨어 공급자로 전락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여러 제조사들을 적극 뒷받침하는 방식으로 균형점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경쟁업체들을 따돌리고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는 것이 마냥 좋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구글이 새 운영체제를 빠르게 선보이는 것도 휴대전화 제조사들에게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전략의 일환인 만큼 여러 제조업체와의 협력을 다각도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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