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경미 기자]
앵커 :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 벤처기업의 수가 381개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는데요. 이는 전년인 2010년보다 66개 늘어난 수치로, 이중 신규로 ‘벤처천억기업’에 진입한 기업은 87개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오늘 이와 관련한 행사가 오전에 열렸는데요. 현장을 산업부 문경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자세한 이야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문 기자. 오늘 벤처천억기업 기념식이 열렸죠?
기자 : 네 오늘 오전 서울 르네상스 호텔에서 ‘2012 벤처천억기업 기념식’이 열렸는데요. 신규로 천억기업에 진입한 기업들에 대한 시상식과 더불어서 이들이 이룬 성과에 대한 격려가 함께 이어졌습니다. 오늘 자리에는 송종호 중소기업청장이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쓴 친서를 낭독하기도 했는데요. 그만큼 벤처에 대한 정부 차원의 관심도 높은 것으로 보여집니다.
앵커 :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죠. 올해 사상 최대치다, 이런 이야긴데요. 세부 내용을 보면 어떻습니까?
기자 : 우선 벤처천억기업에 대한 조사는 지난 2005년 시작됐는데요. 당시 68개 불과했던 벤처천억기업이 올해 381개를 기록한 겁니다. 2000년대 초반 국내에는 IT열풍을 타고 벤처붐이 일었지만, 급작스럽게 그 거품이 빠지면서 업계 전반이 침체기에 빠졌었죠. 당시 ‘벤처 어게인’ 정책이 추진되면서 정부가 정책을 통해 벤처의 구조 개선에 힘을 실은 겁니다.
송종호 중소기업청장은 행사에 앞서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를 통해 중소기업의 대기업 의존율이 당시 67%에 달했지만, 지금은 45% 즉 50% 아래로 그 의존도가 떨어졌다고 설명했는데요. 대기업에 의존한 기업들보다 독립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신규로 진입한 벤처천억기업의 면면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여기에는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이 대부분입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FTA의 수혜주라 할 수 있는 자동차 수출 증가로 이들 관련 부품 기업들이나 컴퓨터 부품 업체들이 이름을 많이 올렸는데요. 아직은 독립기업들의 성공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 벤처천억기업들의 전체 매출 규모도 집계가 됐지요?
기자 : 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들 벤처천억기업의 총매출액 합계가 77조8000억원으로, 전년 65조4000억원과 비교해 19.0%(12조4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 수치를 대기업 매출과 비교해보면, 2011년 기준으로
삼성전자(005930)(224조8000억원)와
SK(003600)(154조7000억원),
현대차(005380)(148조9000억원), LG(111조8000억원),
POSCO(005490)(79조7000만원)에 이어 6번째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이를 두고 벤처기업협회장인 남민우
다산네트웍스(039560)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벤처천억기업의 결과가 재별그룹과 비교해 재계 순위 6위라고 이야기했는데요.
특히 이번에 매출액이나 영업이익, 순이익 측면 전반에서 모두 높은 성장률을 보인 정보통신 방송서비스 업종의 높은 증가는 정부가 공공조달시장의 문을 열어준 것이 유효한 결과를 이끌어냈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습니다. 아직까지 한국의 벤처 상황은 정부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 수치상으로 보면 벤처천억기업의 매출액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29%로 상당하군요. 그렇다면 주로 어떤 기업들이 이름을 올린 겁니까?
기자 : 우선 벤처천억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2042억원으로, 전년 1818억원과 비교해 12.3% 증가했는데요. 이는 일반중소기업의 평균 성장률인 9.2%보다 높지만, 대기업 14.3%보다는 낮은 성적입니다. 또 이들의 평균 영업이익은 154억원으로 전년 147억원에 비해 4.8%(7억원) 증가했고,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7.5%로 일반중소기업(5.4%)은 물론, 대기업(5.4%) 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매출액 영업이익률 상위 5개사에는 엔엑스씨(97.1%), 네오플(87.2%), 스마일게이트(79.3%),
셀트리온(068270)(65.3%),
NHN(035420)(42.6%) 등이 이름을 올렸는데요.
이중에서도 특히 3년 연속 매출 성장률 20% 이상을 기록하는 고성장기업, 가젤형 기업이라도 말하는데요. 여기에 이름을 올린 셀트리온을 살펴보면, 셀트리온은 지난 2002년 설립 후 선제적인 R&D와 설비투자를 통해 지난 2009년 매출 천억원을 돌파했습니다. 또 지난해는 278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요. 매출액 대비 R&D 비율이 49.3%, 1375억원을 기록하며 고성장 벤처천억 기업 중 R&D 투자 비중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과 방송서비스 및 소프트웨어 개발 업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 등이 성과가 두드러졌으며, 총자산 증가율은 17.1%로 일반중소기업(8.7%), 대기업(8.3%)에 비해 각각 약 2배 이상씩 높았으며, 총자산 1조원 이상도 6개사에 달했다.
여기에는 엔엑스씨(2조1000억원), NHN(1조9800억원), 넥슨코리아(1조7000억원) 셀트리온(1조4000억원), 이베이코리아(1조3600억원)
엔씨소프트(036570)(1조1400억원) 등이 포함됐습니다.
앵커 : 매년 벤처천억기업이 발표될 때, 1조 매출 기업도 발표되지 않습니까? 올해는 어떤가요?
기자 : 네 올해는 두 곳만이 1조 벤처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우선 NHN이 4년 연속 매출 1조원대를 유지했고, 이번에 삼동이란 기업이 새롭게 매출 1조 달성을 이뤘습니다. 삼동은 고전도 무산소동이란 기술 개발에 성공해 고품질 권선용 코일(Winding wire)을 만들어내서 이 분야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지멘스(Siemens)와 GE, 미쓰비시 등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매출 천억을 돌파하고 10년만에 1조 기업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앵커 : 벤처천억기업들의 1조 매출 기업으로의 변화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군요.
기자 : 벤처천억기업들이 창업 후 천억원을 돌파하는데 평균 16.1년이 걸린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꾸준한 연구개발 투자와 세계 1등 제품을 생산하는 데 성공한다면 그 성장성은 계속 기대해볼만 하지 않을까 합니다. 바로 해외 진출이 해답일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 따라 중기청에서도 벤처창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는데요. 우선 하반기에 미국과 코러스(KORUS) 펀드를 조성해 미국 실리콘밸리나 보스턴, 샌디에이고 생명공학 단지 진출 기업에 도움을 줄 예정입니다. 또 중소기업들의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늦어도 오는 10월 해외 바이어들의 매장에 국내 제품을 납품하는 방안은 물론, 실패 중소기업인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도 지원할 계획입니다.
앵커 : 내년 더 많은 기업들이 천억 매출에 이어 1조 매출까지 달성했으면 좋겠군요. 오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