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롯데손보, 노조 민노총 탈퇴 목적 어용노조 앞세워 부정투표
사측, 승진 앞둔 인물들로 비대위 구성..투표장 입구에 용역도 배치
2012-06-27 19:00:10 2012-06-28 18:57:55
[뉴스토마토 김혜실·임효정 기자] 롯데손해보험이 노동조합을 민주노총에서 탈퇴하게 하고 사측 입장을 대변하는 어용노조로 만들기 위해 부정투표를 했다는 의혹이 내부에서 제기됐다.
 
27일 롯데손보 관계자들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지난 25일부터 이틀 간 비상대책위원회 주도로 임금인상안에 관한 투표를 진행했다. 이번 투표율은 95%, 그 중 찬성이 61% 나와 인상안은 가결됐다.
 
문제는 인상안 뒤에 숨겨진 민주노총 탈퇴와 회사정책에 대한 찬반이 숨겨져 있었다는 점이다.
 
최초 공개했던 임금합의안 외에 '대위원의결사항'이라는 명목하에 노동조합의 민주노총 탈퇴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을 알지 못한 직원들은 인상안만 보고 찬성표를 던졌다.
 
투표 시행 자체가 노조가 아닌 비대위가 진행했다는 점부터 문제였다.
 
사측에선 조합원 일부가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회사 입장을 대변하고 나섰다. 비대위는 승진을 앞둔 조합원들을 대위원으로 해서 총 5명이 포함됐으나 1명이 탈퇴해 현재 4명이 속해있다. 이 비대위에서 임금인상안에 대한 투표를 진행했다.
 
비대위와 조합이 가장 크게 대립하고 있는 문제는 민주노총 탈퇴다. 회사가 유일하게 인정하고 있는 비대위는 롯데그룹 문화가 민주노총 탈퇴를 원하고 있는 만큼 롯데손보도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 계열사 80곳 가운데 현재 20곳만이 노조가 있고 그 중 롯데손보 노조만이 민주노총 산하에 있는 상황이다.
 
롯데손보 직원은 "투표장 입구에 용역직원들이 있다"며 "노동조합에서 혹시 투표를 방해할까봐 용역 19명을 배치시킨 상태"라고 전했다.
 
이 직원은 또 "인사팀에서 투표명부를 뿌리고 비대위가 투표하지 않은 조합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해서 투표하게 했다"며 "조합원이 많이 있는 지역에는 임원이 직접 나가서 찬성율이 적게 나오면 부서 평가에 불이익을 내린다는 지침도 내렸다"고 말했다.
 
과거 노조 투표의 경우 평균 80%대의 투표율을 보였지만, 이번의 경우 95%라는 높은 투표율을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같은 부정투표에 대해 노동조합은 전날 노동조합 업무방해 혐의로 비대위측과 회사 관계자들을 고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병천 민주노총 롯데손해보험지부 위원장은 "사측은 노동조합을 없애거나 자기들 입맛에 맞는 노동조합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며 "세차례 교섭을 요구했지만 어떠한 답도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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