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홀씨 있는데 또 신상품 출시하라고?"..당국 요구에 은행 'NO!'
권혁세, 10%대 신용대출 출시 강조
업계 "새희망홀씨대출 수정해 금리 인하하는게 더 낫다"
2012-06-27 16:55:45 2012-06-27 16:56:33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금융감독당국이 저신용자들에 대한 10%대 신용대출 출시를 강조하고 있지만 은행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이미 은행권 공동으로 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서민금융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상품 출시는 혼란만 야기한다는 입장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열린 국민, 신한, 하나 등 9개 시중은행 부행장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은행들이 연 10%대로 금리는 조금 높더라도 저신용자 등 취약계층 대상 대출을 확대하면 서민층에게 큰 도움이 될 것"라고 강조했다.
 
금융감독당국이 시중은행들에게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연 10%대 대출상품을 확대해줄 것을 직접적으로 주문한 발언이다.
 
금융감독당국 수장의 강력한 발언에도 시중은행들의 반응은 다소 부정적이다.
 
시중은행들은 이미 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 연 10%대의 신용대출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을 운영하는 등 서민금융에 앞장서고 있어 금융감독당국의 이번 발언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은행권이 진행하고 있는 새희망홀씨대출의 경우엔 신용등급 6등급 미만의 저신용자도 연 12~14% 수준의 금리로 대출이 가능하다.
 
은행마다 다소 차이는 있으나 새희망홀씨대출은 신용평가사 기준 10등급 가운데 5등급에서 10등급의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최저 200만원에서 최고 2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며 자금의 사용용도에 제한이 없다.
 
한 시중은행 대출상품 담당자는 "현재 금감원으로부터 특별한 지시를 받은 것은 없다"면서도 "현재 12%대 금리의 새희망홀씨대출이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상품을 만들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대출상품 담당자도 "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새희망홀씨대출을 현재 판매하고 있어 별도의 상품 개발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새로운 신용대출상품의 출시에 따른 고객들의 혼란과 상품 관리의 어려움도 시중은행들이 새로운 10%대 신용대출상품 출시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요인이다.
 
오히려 시중은행들은 현재 운영 중인 새희망홀씨대출을 강화하는 방법이 서민금융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시중은행 대출상품 담당자는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10%대 새로운 대출상품을 출시하는 것은 고객과 은행의 영업점 모두에게 혼란을 야기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새희망홀씨대출을 수정해 금리를 인하하면 모를까 상품을 별도로 구성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대출상품 담당자도 "대출상품의 경우엔 대출 모델을 만드는 것부터 중간 리모델링, 금감원 심사, 연체관리 등 많은 부분에 신경을 써야한다"며 "대출상품을 늘리면 관리가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상품에 문제가 있지 않는 이상 새희망홀씨대출만 주력하면서 상황에 따라 리모델링하는 편이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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