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도스 공격' 범행동기가 '온라인 도박' 합법화?
2012-06-21 17:07:34 2012-06-21 17:08:09
[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디도스 특검팀은 21일 내놓은 수사결과를 통해 공씨를 비롯한 5명이 디도스 공격을 감행한 이유를 "공범들의 온라인 도박 합법화 추진 과정에서 행해진 범행"이라고 결론냈다.
 
특검에 따르면 강모씨 등은 2010년 7월경부터 불법 스포츠토토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많은 돈을 벌었으나, 수사기관의 단속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온라인 도박 합법화를 추진했다.
 
특검은 강씨가 이 과정에서 최구식 전 의원의 비서인 공씨 등을 알게 됐고, 공씨와 그 배후 세력의 도움을 받기 위해 공씨의 부탁을 받고 디도스 공격을 감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검은 "공씨는 강씨가 온라인 도박을 통해 큰 돈을 버는 것을 보고 온라인 도박 합법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강씨의 도움을 받아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자신이 정치권에 굉장히 강력한 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강씨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씨는 또 디도스 공격을 통해 정치권에 위세를 보여줘 온라인 도박 합법화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 디도스 공격이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특검의 설명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우선 이들이 온라인 도박 사업을 위해 디도스 공격을 감행했다는 것은 특검 스스로도 인정하듯 '임의의 판단'일 뿐이다.
 
박태석 특별검사는 "윗선을 철저히 수사했는데 특별한 혐의가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나타난 증거들에 비춰 봤을 때 온라인 도박 합법화를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온라인 도박 합법화와 관련된 자료들을 모으고 공씨 등이 온라인 불법도박 사업에 투자에 수익을 얻은 것은 사실이지만 특검의 결론은 모두 정황증거에 따른 판단에 불과하다.
 
이런 식의 논리대로라면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최 전 의원과 언론계에서 함께 몸을 담아 오랜 기간 친분을 쌓아왔고, 김 전 수석이 수사상황 등을 미리 최 전 의원에게 알려준 정황증거들을 근거로 '최 전 의원이 공격에 직접 개입됐다'는 결론도 가능하다.
 
특검은 또 이들이 온라인 도박 합법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들에 대한 로비 계획을 세웠다는 점도 강조했지만, 실제로 로비가 이뤄진 증거를 찾아내지는 못했다.
 
이들이 단순히 '디도스 공격'이라는 업적으로 온라인 도박 합법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것도 상식을 벗어난다.
 
당장 민주통합당은 이번 특검결과에 대해 "진상을 밝혀내기는커녕 의혹 무마용 특검, 부실특검으로 전락했다"는 평을 내놓았다.
 
이번 사건에 대한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한 '나는 꼼수다' 멤버 주진우 시사인 기자는 특검의 수사결과발표 현장에 직접 찾아와 "특별검사가 아니라 특별변호사 같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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