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그리스..그리스..' 한국 금융시장 '패닉'
양적완화 이전까지 혼돈 지속..통화정책 변화가 '키'
2012-05-18 11:59:24 2012-05-18 12:01:54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유로존 위기가 한국 금융시장을 또 흔들고 있다. 18일 코스피지수는 순식간에 1800선 밑으로 추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1170선대 위로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그리스 쇼크로 유로존 위기가 전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라며 당분간 금융시장의 혼돈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스 디폴트 거의 '확실'..트리플 약세 '우려'
 
17일(현지시간)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CCC'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이탈할 위험성이 높아졌다는 게 이유였다. 
 
여기에 무디스는 스페인 은행 16곳에 대해 무더기로 신용등급을 강등했다는 소식과 함께 스페인은행에서도 뱅크런 조짐이 일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이에 따라 뉴욕 증시가 1% 이상 하락하는 등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증시가 하락했고 국내 금융시장은 이에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는 큰 폭으로 하락하며 장중 1800선이 무너졌고, 원화가치도 추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은 장중 1174원까지 치솟았다. 환율이 장중 1170원대를 넘어선 것은 작년 12월 이후 5개월여만의 일이다.
 
유로존 위기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그 만큼 강화된 것이다. 증시가 2% 이상 하락하면서 외국인의 주식 역송금 수요가 늘고 있는 것도 환율 급등을 부추기고 있다.
 
안전자산인 채권은 전일 미국채 금리 급락에 따라 강세 출발했으나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원화채권에 대한 매수세가 유입되고는 있으나 환율 상승 폭이 확대될 경우 외국인들이 원화를 팔고 나갈 수 있다"며 "위기시에는 위험자산으로 부각되는 국내채권의 하락이 불가피해보인다"고 말했다. 
 
◇ 금융시장 혼돈 당분간 지속..통화정책 변화가 '열쇠'
 
전문가들은 유로존에 대한 불확실성이 당장 해소되기 어려워 금융시장의 혼돈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이야 말로 그리스가 일을 낼 것 같은 분위기인데다 프랑스와 독일은 긴축과 성장에 대한 합의가 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유럽 자금이 빠져나가는 조짐이 뚜렷해 투자자들이 느끼는 불안심리가 이전보다 훨씬 커졌다는 것이다. 
 
그리스 위기가 주변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김윤경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그리스 등의 정치적 불확실성 증가로 금융시장 불안감이 지속되는 가운데 민간채무 부담이 높고 증거금 인상 등 기술적인 국채금리 상승 요인이 존재하는 스페인에 대한 우려가 본격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유럽과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가 필요하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안 연구위원은 "미국과 중국의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아 경기 회복에 기대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미국의 3차 양적완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유럽에서도 장기대출프로그램 압박이 높아지는 등 통화정책이 완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와야 투자심리가 살아날 것"이라고 판단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며 "결국 미국의 FRB나 프랑스와 독일의 정책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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