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경제 주요단체를 비롯한 재계는 10일 동반성장위원회가 동반성장지수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 불편한 속내를 가감없이 드러냈다.
국내 상위 56개 기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우수, 양호, 보통, 개선 등 4등급으로 나눈 것부터가 적절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개선 판정을 받은 한 대기업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동반성장 기조가 확고하고 노력도 많이 하는데, 동반성장위에서 왜 이런 판정을 내렸는지 모르겠다"며 "동반위가 지적한 부분을 점검하고 보완해 나간다고 하는 게 회사의 '공식 입장'이므로 전경련에 문의하라"고 말했다.
사실상 전경련에 입장 표명을 떠넘긴 셈이다. 가뜩이나 개선 판정으로 이미지가 훼손된 데다, 동반위 발표에 불복하는 모습까지 더해지면 여론이 곱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우려한 때문으로 보인다.
공을 넘겨받은 전경련은 동반성장위 지수 결과 발표에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56개 해당 기업은 전체 기업 가운데 동반성장을 잘하는 기업인데, 여기서 등급을 나눠 꼴찌 기업을 선정하는 것은 면박주기에 불과하다"며 "동반위의 행태에 두손두발 다 들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동반위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기업 1841개 회사 가운데 각 업종에서 선도적으로 동반성장에 참여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선정해 놓고, '개선' 판정을 내려 해당 기업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것에 대해 정면 비판한 것이다.
전경련은 동반성장의 효과가 시간차를 두고 나타나는 점과 각 업체별로 느낄 체감도가 상대적이라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하며 "동반위의 동반성장 지수 결과 발표는 적절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이날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대한상의는 성명을 통해 "평가대상이 된 56개 기업 대부분이 동반성장 문화 정착에 앞장서고 있는 만큼 낮은 등급으로 평가된 기업들이 직간접적으로 경영상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전경련과 같은 입장을 보였다.
이어 "동반위는 평가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해 평가결과에 대해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지표개발에 노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번 평가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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