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손지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KB·우리·신한·하나은행 등 이른바 ‘빅4’ 은행에 대해 수수료 원가 책정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가 지금까지 수수료 현황에 대한 자료를 요구한 적은 있었지만, 신한은행 외 빅4 은행 모두에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수수료 원가 책정 자료를 제출하라고 한 것은 처음이다.
은행권에서는 이에 따라 공정위가 은행권의 수수료 담합 조사에 나선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27일 은행권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달 국내 빅4 은행에 수수료 원가 책정 및 수수료 현황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특히 공정위가 이번에 은행들에 요구한 자료는 수수료 현황 외에 수수료 원가 책정에 관한 자료를 요청, 은행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 동안 공정위가 은행들에 요구한 수수료 관련 자료는 현황에 국한돼 있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수수료 원가 책정 자료는 영업비밀로서 은행의 대외비에 속하는 자료 중 하나다.
게다가 은행들은 최근 2~3년 동안 수수료 원가 책정 자료를 금융당국인 금융감독원 외에 다른 기관에게 제출한 적이 없었다.
시중은행들이 공정위가 은행 수수료 담합 조사에 착수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공정위가 지난달 은행 수수료 자료를 요청했다"며 "자료를 제출하면서 감사라는 공식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걱정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공정위는 감사를 나오기 전에 자료를 요청하는 것으로 안다"며 "시간상 현재 자료 분석에 이어 시장조사까지 끝난 것으로 판단해 공정위 감사에 대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최근 2~3년 동안 은행 수수료 내역을 금감원 외에 제출한 적이 없었다"며 "지난달 여신, 수신, 인터넷 등 주무 부서별로 수수료 현황 외에 원가 책정 자료도 공정위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번 원가 책정 자료 요청에 대해 ‘단순 내부 보고용’이라며 선을 그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난달 시장감시국에서 은행들에게 수수료 자료를 요청했다. 내부보고서를 작성하고 스터디에 활용하는데 참조하기 위해서 요청했던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뉴스토마토 손지연 기자 tomatosj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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