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찾겠다, 'KT 중고폰'!.."생색내기" 비판
매장 찾기 어렵고 물량도 태부족..팔때도 '부르는 게 값'
2012-03-26 17:33:17 2012-03-26 20:05:16
[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  "중고폰이요? 저희 매장에 없는데…. 아직 본사에서 따로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서 한참 후에나 들어올 것 같습니다."
 
26일 찾은 중구의 한 KT 올레 직영점. 기자가 중고폰을 문의하니 대리점 직원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남대문, 을지로, 명동에 위치한 KT올레 직영대리점 5군데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매장에서도 중고폰 안내를 받을 수 없었다.
 
◇KT 국내 최초 대리점 중고폰판매 발표, 하지만…
 
KT는 지난 22일 국내 최초로 중고폰을 가까운 매장에서 사고 팔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물량이 충분하지도 않으면서 대리점 중고폰 판매를 발표해 생색내기용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KT는 전국 250곳의 우수 올레매장에서 아이폰4와 피쳐폰 16종 등을 고객이 직접 보고 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국의 3000여 올레매장의 10분의 1도 안되는 수준의 대리점에서만 판매하기 때문에 고객이 중고폰을 찾기 어렵다.
 
한 대리점 관계자는 "솔직히 물량이 많이 부족한 상태에서 아이폰4는 거의 없고, 있더라도 피쳐폰이 대부분일 것"이라며 "아마 우리 매장에까지 들어오기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털어놨다.
 
그는 "일단 중고폰은 250여 곳 매장에서 먼저 시작하므로 확인을 해보고 찾아가는게 좋을 것"이라며 "사실 우리 매장엔 본사에서 어떤 지침도 내려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나마 중고폰을 갖춰놓은 대리점도 중고폰 종류가 다양하지 못했다.
 
광화문의 한 올레 샵에는 중고폰 3종류가 판매되고 있다. 모두 피쳐폰으로 고객은 4만5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이 대리점 관계자는 "스마트폰은 없고, 피쳐폰 3종류를 판매하고 있는데 이 마저도 별로 없다"며 "우리 매장에서 중고폰 판매는 하고 있지만, 고객이 중고폰을 팔 수는 없다"고 말했다.
 
◇매입땐 직원이 즉시 감정?..대리점마다 들쭉날쭉
 
KT는 대리점에서 중고폰을 사는 것 뿐만 아니라 자신의 중고폰을 판매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고객이 중고폰을 대리점에 팔 때 매장에서 즉시 감정을 통해 단말상태에 따라 최소 1만원부터 21만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타사의 중고폰 매입 판정기간이 1~2주 소요되는 불편함을 고려해 바로 즉시 감정한다는 것이다.
 
KT관계자는 "매입한 휴대폰을 먼저 대리점에서 평가하고, 적정수준에서 본사에 올리면 최종 평가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을 통해 재판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전문가가 아닌 대리점 직원이 평가한 중고폰은 공신력이 떨어지고, 대리점마다 다른 가격을 산정할 수 있다는 문제가 생긴다.
 
실제로 기자의 '아이폰4'를 대리점에 문의해보니 대리점마다 다른 금액을 제시했다.
 
한 대리점은 보지도 않고 '아이폰4'라는 말에 20만원을 제시했고, 다른 대리점은 긁힌 자국이 있다며 19만원을 불렀다.
 
말 그대로 즉석에서 중고폰 가격이 결정됐다.
 
또 다른 대리점에서는 직원이 10여분간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하더니 30만원의 가격을 불렀다.
 
이 대리점 관계자는 "본사에 문의해본건 아니고 휴대폰 업자와 통화한 것"이라며 "아직 본사에서 지시가 내려오지 않았기 때문에 전문업자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T 관계자는 이에 대해 "중고폰을 평가할 때 기준이 명확하다"며 "양호와 불량으로 판정하기 때문에 대리점마다 다른 평가를 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금은 정책 초기라 250여곳에서 시작하고 있지만 조만간 확대해서 고객들이 중고폰을 편하게 사고 팔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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