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화살' 재판합의 공개 이정렬 판사 정직 6월
2012-02-13 21:01:04 2012-02-14 10:21:27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이른바 '석궁 테러사건'의 실제 주인공인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55)의 복직소송에 대한 재판 합의사실을 공개한 이정렬 창원지법 부장판사(43·사법연수원 23기)이 정직 6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대법원 법관징계위원회는 13일 오후 네시부터 한 시간 동안 토의와 합의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 이 부장판사는 이날 출석하지 않았다.
 
정직 6월은 법관에 대한 가장 중한 징계로 직무집행 정지와 함께 그 기간 동안 보수가 지급되지 않는다. 법관징계법은 법관에 대한 징계로 정직과 함께 감봉과 견책 등 세 종류를 두고 있다.
 
이 부장판사에 대한 이번 징계는 법정관리 비리 혐의로 항소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선재성 전 광주지법 수석부장판사(50·16기)가 받은 정직 5월보다 더 무거운 것으로, 대법원이 이 부장판사의 사건을 얼마나 중하게 받아들였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부장판사의 징계사유는 '심판의 합의는 공개하지 않는다'고 정한 법원조직법 65조 위반이다. 이 조항은 합의재판부 판결의 통일성과 익명성 확보 및 합의재판부 판결에 대한 신뢰 확보를 위해 1949년 법원조직법 제정 당시부터 규정되어 왔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 "법원조직법상 심판 합의의 비밀유지 의무는 대법원 판결시 합의에 관여한 대법관이 의견을 표시하는 것과 다르다"며 "대법관의 의견 표시는 법률심의 특성상 모든 대법관의 법률의견을 밝히도록 하는 것으로서 사실심에서의 합의비밀 공개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법관징계위원회는 선임 대법관을 포함해 내부위원 3명과 변호사 법학교수 등 외부인사 3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된다. 이날 징계위원회는 박일환 선임대법관이 위원장을 맡았으며, 최은수 대전고법원장이 오는 15일 퇴임 예정으로 불참해 내부위원 2명과 외부위원 3명이 참석했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이날 결정에 따라 이 부장판사에 대해 징계처분을 내리며, 그 결과는 관보에 공개된다. 이 부장판사는 징계처분을 안 날로부터 14일 내에 불복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대법원에서 사건을 단심으로 처리한다.
 
앞서 이 부장판사는 지난달 25일 법원내부게시판에 "처음 그 사건이 결심된 후 이루어졌던 합의결과는, 원고, 즉 김명호 교수님 승소였다. 이 결론은 판사 세 명 사이에 이견없는 만장일치의 의견이었다"며 당시 합의사항을 공개했다. 이 부장판사는 당시 김 교수의 복직소송 사건의 주심판사였다.
 
그는 이 글에서 "법원 내부에서조차 엉터리 판결을 했다는 메일을 받았다. 핵심을 공개한다. 그로 인해 제게 불이익이 가해진다면 달게 받겠다"고 합의내용을 공개한 이유를 밝혔다.
 
이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카새끼 짬뽕' 등 대통령을 조롱하는 듯한 사진을 올려 논란을 불러 소속법원장으로부터 서면경고를 받았으며, 앞서 같은 해 11월에는 한·미 FTA 비준안 강행처리에 대해 SNS를 통해 비판한 현직 부장판사를 옹호하며 "진보 편향적인 사람은 판사를 하면 안 된다는 말이겠지. 그럼 보수 편향적인 판사들 모두 사퇴해라. 나도 깨끗하게 물러나 주겠다"는 등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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