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지연기자] 50대들의 부동산 위주 자산보유 경향, 높은 자영업 진출 등 안정적인 노후 생활에 경고등을 보내는 징후들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베이비부머들(1955~1963년생)이 본격적인 은퇴기에 접어들면서 이들의 노후불안정성은 더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 50대 생계형 자영업자 증가..고용불안 대변
삼성경제연구원은 지난 8일 내놓은 '생계형 자영업의 실태와 활로' 보고서를 통해 자영업 부문의 과잉공급 심화를 한국경제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이후 소규모, 중고령 취업자가 자영업 부문 증가세를 주도해 이들 계층의 고용불안을 대변한다고 밝혔다. 50대가 속하는 이들 중 대부분은 생계형 자영업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생계형 자영업 종사자의 평균 연령은 55.9세로 임금근로자(40.8세)와 일반 자영업 종사자(48.2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령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통계청의 '2011년 경제활동인구 조사'를 토대로 분석한 50세 이상 자영업자 증감률도 꾸준히 증가세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 5월 13.8% ▲ 7월 13.9% ▲ 9월 19.2% ▲ 10월 16.8% ▲ 11월 17.1% ▲ 12월 17.5%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전체 자영업자수는 지난 2006년 5월 이후 5년 3개월만인 지난해 8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50대 이상 자영업자는 그 이전부터 꾸준히 늘어왔던 것이다.
김선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소득향상과 전업 기회가 제약된 생계형 자영업 계층은 '과잉공급→ 사업부진→ 부채 증가→ 생활불안 초래→ 신규 자영업 재진입→ 과잉공급'의 악순환에 봉착한다"고 말했다.
◇ 자산 중 부동산 비중 커..부동산 한파 '직격탄'
우리나라는 부동산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어서 부동산 가격 하락 위험에 취약하다.
별다른 소득이 없는 가운데 보유자산 가격이 하락할 경우 고령층 가계의 부실이 늘어나거나 노후 대비가 불안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노년층일수록 보유재산 중 부동산 같은 실물자산의 비중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 7일 '가계자산 포트폴리오' 보고서에서 50대 중반 이후 가구주는 가계자산의 80% 이상이 부동산을 비롯한 실물자산인 것으로 분석했다.
부모가 자녀의 교육비나 혼인비용 등의 비용 조달을 위해 금융자산을 우선 처분하기 때문이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령층이 주택을 매물로 내놓으면 집값 하락 압력이 커져 금융기관의 자산 건전성이 나빠지고 경제에도 문제가 생긴다"며 "부동산을 금융자산으로 쉽게 바꿀 수 있도록 주택연금 활성화 등 제도적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50대 신불자, 10년 만에 '2배'
50세 이상 신용불량자도 늘고 있다. 신용불량자 네 명 중 한 명은 50세 이상의 은퇴 인구로 드러났다.
지난 9일 신용회복위원회에 의하면, 지난해 개인워크아웃(채무조정)을 신청한 전체인원 7만5850명 가운데 50세 이상이 1만8342명(24.2%)으로 조사됐다. 50대(50~59세)가 1만4700명(19.4%)으로 대부분이었다.
50~59세 신용불량자 비중은 신용회복위원회가 설립된 2002년 8.12%에서 지난해 19.4%로 10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신용불량자의 부채도 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부채가 3000만~5000만원인 채무조정 신청자는 지난 2008년 1만148명에서 지난해 1만2433명으로 증가했다. 부채가 5000만원 이상인 신청자도 같은 기간 4564명에서 6956명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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