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한나라당의 새 당명 ‘새누리당’을 두고 희화화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이미 누리꾼들은 관련기사 댓글 또는 트위터 등 SNS를 통해 각자의 의견을 활발히 개진하고 있다. 대다수가 놀림성이었고 또 상당수는 기존 당명인 한나라당을 더 선호했다.
새 당명이 결정된 2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도 다수의 비대위원들이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명 개정을 주도한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이 “명운을 걸고 만들었다”며 강하게 설득했고,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이를 뒷받침하면서 ‘새누리당’으로 결정됐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불만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당장 총선에 나설 예비후보들이 울상을 지었다. 명함과 현수막은 물론 각종 홍보물에 새겨 넣은 당명을 새로 고쳐야 하기 때문이다. 비용도 문제지만 한나라당이란 이름에 기대려 했던 인지도는 새 당명과 더불어 유권자들에게 한층 낯설게 다가설 수밖에 없는 점이 최대 고민이었다.
소속 의원들의 불만도 만만치 않았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이날 기자에게 “무슨 강아지 이름도 아니고 완전 유치원 수준”이라고 말했고, 영남권의 한 중진 의원도 “최대 지지층인 중장년층과 노인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이름이 아니다”고 단언했다.
전여옥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속 터진다. 새머리당이라고 벌써 놀린다”며 “자긍심이 없는 이름으로 보수를 지우기 위한 이름 같다. 당당하게 심판받더라도 제 이름 그대로 가야 하는데”라고 탄식했다.
전 의원은 특히 “무엇을 하는 정치인지, 무엇을 지향하는 정당인지 알 수 있을까. 비장함도 없고 가치도 깃들지 않고”라며 “명분도 철학도 고민도 없는 이름”이라고 폄훼했다. 그러면서 “친박연대보다는 낫다”고 비꼬았다.
정당명이 함축할 이념, 가치, 철학, 노선, 정책과 정통성의 결여를 지적한 것이다.
대표적 보수논객인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도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놀림감이 되기 좋은 이름”이라며 “반대자들은 ‘권력누리당’ ‘부패누리당’ ‘웰빙누리당’이라고 부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치원 이름으로는 괜찮지만 黨名(당명)은 심사숙고하여 만들어야지, 위장폐업·신장개업하듯 하면 반드시 실패한다”며 “이름만 바꿔 유권자들을 속이겠다는 발상 자체가 불순하니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황영철 대변인은 희화화 및 비판이 쇄도하자 각 언론에 당명을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명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일종의 공식화를 통한 굳히기 작업으로 새 당명은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최종 확정된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