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일부 지역구에서 예비후보 조정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통합진보당이 봉합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당무를 거부했던 유시민 공동대표는 2일에도 대표단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등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5일에 열릴 예정인 총선승리 전진대회 이전에 내홍을 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같은 통합진보당의 내부 잡음은 3일 열리는 전국운영위원회에서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유시민 대표 비서실장 김영대 전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유 대표가 오늘 대표단 회의에 참석치 않은 것은 아직 매듭짓지 못한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며 "3일 열릴 전국운영위원회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유시민 공동대표는 강원도당과 서울시당, 경북도당 창당대회에 잇따라 불참한 바 있다. 이어 뉴스토마토의 '당무 거부' 보도와 관련해 31일 밤 당 홈페이지 게시판에 "대표단에 조정 노력을 요청하고 그것을 존중하기로 한 전국운영위의 결의와는 달리 공동대표단의 조정안을 그대로 받아들인 경우가 거의 없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사태가 확산되자 유 대표는 1일 오전 대방동 중앙당사에서 열린 고문단 회의에 참석해 당무에 복귀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2일 국회에서 열린 대표단 회의에 또 다시 불참하며 사태가 해결되지 않았음을 짐작케 했다.
이같은 일련의 상황에 대해 심상정·이정희 공동대표는 진화에 나섰다.
심상정 공동대표는 이날 대표단 회의에서 "지금 총선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대표단이 통합정신과 선거승리를 위해서 낸 조정안이 잘 수용되지 않고, 또 선거 관련해서 몇 가지 주요한 쟁점들이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심 대표는 "이런 상황과 관련해서 대표단의 한 사람으로서 열심히 뛰고 있는 후보님들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죄송스럽다"면서도 "유 대표가 제기하신 문제를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대표들이 어떻게 제대로 역할을 할 것인가라는 고민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주시라 믿는다. 우리가 국민들에게 약속한 진보적 대중정당의 길을 가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겪는 진통인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 주체가 통합한다고 해서 저절로 대중적 진보정당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우리 당이 해야할 과제, 혁신과 성찰을 포함한 과제"라며 "진보적 가치와 비전과 정책은 더욱 더 단단하게, 풍부하게 벼려야 된다. 반면 그 동안 진보정당이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로부터 충분히 사랑받지 못했던 원인들, 낡고 편협하고 분열적인 모든 것들은 과감하게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희 공동대표도 "대표단을 비롯해서 서로 다양한, 풍부한 대화들을 나누며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다"며 "당원여러분들께서 차분하게 이 과정을 지켜봐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서로 다른 태생의 세 정파가 시간에 쫓기듯 통합했을 때부터 갈등의 소지가 내포돼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통합진보당이 겪고 있는 진통의 해결까지 난항이 예상되는 이유다.
결국 통합진보당이 내홍을 봉합하고, 대중적 진보정당의 제3세력화를 위해 나아갈 수 있을지는 3일 열리는 전국운영위원회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야권연대 등 산적한 현안 속에서 통합진보당이 불거진 내부문제를 풀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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