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는 론스타의 매각 물량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환율 추세를 바꿀 것이라는 의견과,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맞서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9일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에 대해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이 아니라고 결론지었다. 또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승인을 최종 확정했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지 9년여 만에 외환은행 지분을 매각하고 한국을 떠날 수 있게 된 것.
현재 론스타가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에 대한 하나금융지주의 최종 인수 가격은 3조9156억원이다.
이 중 세금 3916억원, 지난해 7월 하나은행이 론스타에 대출해준 1조5000억원을 제외하면 약 2조원(약 18억달러)이 외환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최근 외환시장 하루 평균 거래량의 20~30%에 달하는 규모다.
이에 따라 론스타가 내놓을 대규모의 외환은행 지분 물량이 외환시장에 끼칠 영향에 대한 의견들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우선 한편에서는 환전이 필요한 론스타의 매각 물량은 달러 매수 심리를 자극해 최근 하락세를 보였던 환율의 추세를 전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윤세민 부산은행 외환딜러는 "론스타와 하나금융지주 이 둘 중 주체에 상관없이 달러 매수 수요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외환은행 지분 전부에 대해 헤지를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여 외환시장에서 달러 매수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외환딜러도 "론스타 입장에서는 외환은행 주식을 판 뒤 달러로 환전해야 되기 때문에 환율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특히 외국인의 주식자금이 순매도로 전환될 경우에는 환율의 추세를 반전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외환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론스타가 이미 환헤지를 했을 가능성이 크고, 일부 하지 않은 물량에 대해서는 환율이 낮은 수준에서 매수하거나 분할 매수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외환은행과 같은 거래에 노련한 론스타인만큼 이미 선물환이나 통화옵션 등을 통해 헤지를 해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전 연구원은 "일각에서는 작년 대출금을 환전하는 과정에서 헤지 부분을 풀었을 가능성이 있어 환전 수요가 상당 부분 있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하지만 일부 환전할 물량이 남았더라도 시장을 끌어올리면서 달러를 매수하기 보다는 저점 매수나 분할 매수를 할 것으로 보여 외환시장의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조재성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부부장은 "시장이 우려를 많이 했지만 과거 비슷한 경험과 준비과정이 있어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지난주 금융당국의 승인이 난 뒤 달러 매수 수요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일 환율은 크게 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조 부부장은 "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 매각 대금을 당장 안 뺄 수도 있다"며 "20억달러 정도 된다는 기사가 나왔지만 외환시장에서는 이미 다 나온 뉴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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