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종호기자]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 "경고음이 울린 뒤에야 허둥대지 않았는지?"라며 "미래과제를 누군가는 고민하고 내비게이션 역할을 해야한다"고 밝혔다.
오는 4일로 예정된 기획재정부 조직개편안 공포와 관련 이날 박 장관은 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저출산, 고령화, 맞벌이 급증, 높은 대학진학률과 화석연료 의존 등은 오래전부터 예고됐지만 우리는 경고음이 울린 뒤에야 허둥대지 않았나"며 장기전략국을 만든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사실 우리는 일상 현안에 파묻혀 근시안으로 일을 해왔다"며 "부처별로 이해가 다르다고 도상연습만 되풀이할 수는 없다. 모든 경제부처가 한 팀처럼 움직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현안 조정과 예산을 묶는 재정부 조직개편안에 대해서는 "부처 칸막이를 낮추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이번 개편은 우리부가 출범한 지 4년만의 재설계"라며 "굳이 시간을 언급하는 것은, 우리의 5년차 과제들이 '되면 좋고 안 되면 그만이거나, 다음으로 미뤄도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개명(改名)에는 비상한 각오가 따라야 한다"며 "한자어 '改'는 자신(己)을 매(丈)로 때린다는 뜻을 담고, '名'은 어둑어둑한 저녁(夕)에 큰 소리를 내어(口)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것을 가리킨다"고 말했다. 이어 "존재감을 뚜렷이 드러내야만 바뀐 이름값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름을 바꾸는 일은 호박에 줄을 그어 수박처럼 보이려는 치장과는 판이하게 다르다"며 "결연한 각오로 모자란 점을 갈고 닦으면서 내공을 쌓자"고도 덧붙였다.
이번 개편을 통해 박 장관은 재정부의 역량을 극대화할 것을 기대했다. 그는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아닙니까."라며 "곧 있을 인사를 통해 실·국간 칸막이도 낮추겠다"고 밝혔다.
31일 재정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과거 기획예산처와 재경부의 인원이 화합할 수 있는 인사가 될 것"이라며 "국장급 인사가 지난 주말부터 나기 시작했고 개방직과 공모직이 있어 그 절차에 따라 단계적으로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뒷받침하듯 박 장관은 "불가피한 칸막이도 병풍처럼 치우거나 옮길 수 있어야 한다"며 "오른 눈과 왼 눈은 서로 시기하거나 다투지 않고 협력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뉴스토마토 송종호 기자 joist189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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