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송종호기자] 27일 뉴스토마토가 단독 입수한 문건에 나타난 이란제재와 관련한 주미 한국대사관과 외교통상부 공문 내용에 대해 정치권은 격한 반응을 보였다.
국회 지식경제위원장인 민주통합당 김영환 의원은 뉴스토마토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미국의 요구는 무례한 일"이라며 "자주적인 국가에 대한 주권침해"라고 성토했다.
그는 "외교적인 사안으로 정부가 나서기 어려운 측면도 있기 때문에 결국 국회가 나서야 한다"며 "지경위 차원의 결의문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란에서 수입중인 원유가 저렴하기 때문에 유가가 20% 올라가면, GDP가 0.3% 하락하고, 물가는 0.2%가 오른다"며 서민경제에 미칠 영향을 설명했다.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이정희 의원도 "이란산 중질유 수입이 전면 중단된다면 SK에너지 한 회사만 연 4000억원 정도의 손해를 보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유가가 오를 경우 국민들에게 돌아가는 부담을 정부가 고려해야한다"고 말했다.
북핵문제와 연계된 협상에 대해 이 의원은 "미국에 끌려가는 외교로 이라크 파병도 했지 않냐"며 "이런식이라면 중동문제에서 우리는 미국의 속국이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반면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은 "이란 핵문제를 가볍게 취급할 수 없다"며 "핵확산 문제는 우리와 연계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 의원은 "이란과 북한, 파키스탄이 핵기술을 공유한다는 방증이 있고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는 상태라면 미국과 이란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정부에 "전략적인 모호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즉 한미동맹을 유지하면서 석유 한 방물 나지 않는 나라에서 에너지원을 확보해야하는 문제도 있기 때문에 모호한 입장을 전략적으로 취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란 제재의 효과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의원도 있었다.
민주당 김동철 의원은 "제재를 통해 효과가 있다면 다행이지만 효과도 없으면서 수출 시장만 빼앗기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조경태 의원 역시 "미국 역시 제재 효과에 대해 장담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우리에게 일방적 제재 동참을 강요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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