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취업난도 심한데 국회의원이나 할까?"
민주통합당에서 추진하고 있는 청년 비례대표가 자칫 이런 소리를 들을 판이다.
당초 흥행을 기대하며 시작했던 슈퍼스타K 방식의 청년 비례대표 선출이 예상보다 저조한 지원으로 '계륵'으로 변해가고 있다.
28일 18시 마감을 사흘 앞둔 25일 현재 지원자는 47명에 불과하다. 이해찬 전 총리 등이 300명 이상 몰릴 것이라 자신한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더구나 지원자 중 여성은 4명에 불과하다. 이 상태로 끝나면 20대에서 1명, 30대에서 1명을 뽑는다는 규정에 따라 4명 중 2명은 비례대표가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민주통합당은 20대 남녀 대표와 30대 남녀 대표 각 1명씩 총 4명의 청년을 비례대표로 뽑는다고 공고한 바 있다.
극심한 취업난을 겪고 있는 요즘 상황에서 민주통합당 청년 비례대표는 비교적 덜 치열한 경쟁률 속에서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당초 민주통합당이 홈페이지를 통해 "청년세대와 함께하는 젊은 정당이 되기 위해", "대한민국 정치역사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이번 모집"이라고 강조했지만 적은 지원자 수와 여성의 참여 부족 등은 이번 청년 비례대표 선출의 취지와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평소 정치에 관심이 많다는 30대 초반의 한 남성은 "지원자 수가 너무 적어 나도 한 번 해볼까 싶더라"며 "취업을 위한 경쟁률보다 국회의원 되는 것이 더 쉬운 상황 아니냐. 청년층이 무관심한 것도 있지만, 민주당도 국회의원 시켜준다고 하면 청년들이 쉽게 몰릴 것이라 생각한 것은 실책"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이러한 어려움으로 인해 지난 11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15명(여성 0명)에 불과했던 저조한 참여로 인해 모집 마감을 연기하고, 지원방법도 간편한 이메일 접수로 변경했지만 기대했던 폭발적인 지원자 증가는 없었다.
당시 최민희 임시 최고위원이 "애초에 지도부 경선과 병행해 가기로 해서 급하게 세운 것이라 청년들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기 위해 이달 28일까지로 공모기간을 변경했다"고 밝힌 것도 결국 단순 흥행을 위한 총선용 이벤트라는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여기에 민주당 시절부터 헌신해왓던 당내 70년대생 당원들이 지난 12일 이번 절차를 중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낸 것도 부담으로 여전히 존재한다.
이에 민주통합당의 한 관계자도 "청년들에게 정치에 진출하는 기회를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치력이 검증되지 않은 청년들을 환심사기용으로 '모시기 경쟁'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한편 기획단 실무팀에서는 "현재 지원자 현황이 저조하지만 문의는 계속 쏟아지고 있다"며 "얼굴이 공개되는 것을 꺼려하는 분위기라 최대한 그 부분에 부담이 없으시도록 독려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최종 100명은 넘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내밀한 사생활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것이 낱낱이 공개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면서, 얼굴이 밝혀지는 것조차 꺼려하는 청년들이 응모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지원 인원의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본래 하기로 공표한 것이니 그대로 간다"면서 "아직 지도부 인선 등이 완료되지 않아서 다소 미진한 점이 있다. 후보 마감 후 1차 서류 심사 등 일정에 대한 공식 기자회견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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