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으름장 통했나..'소떼'는 없고, '소 인형'은 있었다
여의도 집회 충돌없이 마무리..육우농가 성토는 통할까
2012-01-16 17:50:26 2012-01-16 17:52:40
[뉴스토마토 손지연기자] 한국낙농육우협회의 육우·송아지 값 폭락 대책 시위가 우려 했던 소떼의 출연 없이 마무리됐다. 지난 주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구제역 방역기간 중 소 상경시위에 대해 강경 입장을 밝힌터라 이번 집회가 정부-농민 간 갈등의 분수령이 될 뻔했다.
 
낙농육우협회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생축 대신 '소 인형'과 함께 육우·송아지 값 폭락의 심각성과 정부의 무대책을 성토했다.
 
협회는 ▲육우값 안정을 위한 특단대책 마련 ▲입식 장려금 지원을 비롯한 육우 송아지 입식 정상화 대책 ▲육우군납 확대, 육우 전문식당 개설 지원을 비롯한 육우소비 확대 대책 ▲무이자 사료구매자금 지원 등 농가 경영안정 대책을 정부와 지자체에 요구했다.
 
특히, 키우던 소를 끌고 오려 했던 계획에 대해 안성의 한 축산농민은 "정부가 지자체에 패널티를 주고, 해당농가에 정책 지원자금을 끊겠다고 협박했다"며 "하루 전날도 전화를 받았다"고 성토했다.
 
이승호 낙농육우협회 회장은 "육우·송아지 농가들이 지금 참고 있다"며 "이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고 폭발할 경우, 정부 청사에 송아지나 육우가 뛰어노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소에는 구제역(FMD) 백신을 놓기 때문에 정부가 이런 부분을 저지하기 위해 강경정책을 펴는지 모르나 육우에 대한 근본적 대책 내놓지 않는다면, 어떠한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초강수를 두겠다"고 덧붙였다.
 
한국 낙농육우협회에 따르면 FTA, 한우 사육두수 증가, 쇠고기 수입확대 등으로 육우가격이 전년대비 30% 폭락했고, 육우 송아지 가격은 94% 폭락하면서 송아지 거래자체가 실종됐다.
 
협회는 "정부의 적정 한우 사육두수 유지 실패와 쇠고기 수입확대, 사료값 폭등에 따라, 젖소 사육두수 감소로 육우 또한 줄었으나 오히려 낙농육우농가들이 억울하게 직격탄을 맞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성에서 올라온 강병권씨는 "미국산 쇠고기가 개방된 이후, 이전부터 증가하던 생산비 부담에 개방으로 인한 소값 하락으로 어려워졌다"며 "축산농민 100명 중 1명도 이윤이 나지 않는다면 과연 축산농민의 잘못이냐"고 반문했다.
 
강씨에 의하면, 생산비 중 사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소값이 괜찮았을 때에는 60%였으나, 요즘같이 어려울 때에는 75~80%에 달한다.
 
또다른 축산 농민은 "육우의 생산원가가 430만원인데 700kg 육우를 판매하면 270만원이라 150만원의 적자가 난다"며 "육우가격이 보장되면 송아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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