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종호기자] 유럽재정 위기의 여파로 세계경제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가 '저성장, 저고용'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내년에 유망 신흥시장과의 경제협력에 집중할 방침이다.
29일 기획재정부는 '2012년 세계경제5대 이슈 및 시사점'을 통해 내년 세계경제는 상반기에 부진했다가 하반기부터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는 '상저하고(上底下高)'의 형태를 가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단기적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따라 우량국 국채에 과잉수요가 발생해 신흥국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현상이 일어나면 장·단기 금리간 역전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미국, 일본, 유럽 등이 양적완화를 시행하더라도 통화가 기업이나 가계로 유입돼 투자와 소비로 연결되기보다는 자본시장으로 유입돼 자산가격 상승이나 인플레이션을 야기할 소지가 있다고 봤다.
특히 재정부는 글로벌 재정·금융 복합위기 우려가 커지고 경기 둔화세가 뚜렷한 가운데 세계 경제의 리더십 부재로 유로존이 심각한 위기에 봉착한 상황이라며 재정위기국과 재정건전국의 이해가 대립해 해법마련과 재원 조달에 난항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유로존 해법의 열쇠를 쥐고 있는 독일의 반대로, 유럽중앙 은행(ECB)의 재정위기국 채권 추가매입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구나 선진국과 신흥국간의 환율 갈등 및 글로벌 불균형이 지속될 경우 주요국은 국내 산업 육성 성격의 보호무역 조치를 시행해 세계교역은 더욱 위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내년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4개국(영국만 제외)을 비롯해 주요국가가 선거를 앞두고 있어 위기극복을 위한 국제 공조 여건 마저 더욱 제약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정부는 대외 의존도가 100%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교역규모가 큰 미국, 유럽, 중국 경제의 향방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나마 정부는 미국·EU와의 FTA발효가 세계경제 성장 둔화에 따른 교역둔화를 상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유로존 재정위기 등 주요 이슈에 대한 기존 선진국들의 대응이 한계를 보이면서 국제현안 해결에 있어 브릭스를(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중심으로 한 신흥국 역할에 대한 기대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유로존 위기 지원을 위한 국제통화기금(IMF) 재원 및 유럽재정안정기금(EFSF)확충을 위해 EU에서 중국에 자금 지원을 요청하는 등 신흥국의 위상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까닭이다. 이에 따라 IMF쿼터 조정도 이슈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IMF는 세계 경기 둔화로 당초보다 성장세가 꺾일 것으로 보면서도 내년 중국의 성장률이 9.0%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아세안 5개국도 평균 7.5%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미국(1.9)이나 유로존(1.1)의 성장률 전망치는 1%대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저성장에 대비해 상대적으로 고성장이 예상되는 유망 신흥시장과의 경제협력과 진출 활성화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중국의 WTO가입이 우리나라 교역 증대에 미친 영향을 감안해 러시아의 WTO가입 효과를 심도있게 분석하고, 미얀마를 비롯한 중남미, 아프리카와의 경제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조원경 재정부 대외경제총괄과장은 "선진국의 높은 실업률에 따른 소비여력 제한, 재정건전성 확보 노력 등이 보호무역 조치와 함께 세계경제 침체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내년 경제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유망한 신흥시장을 개척하고 협력을 확대하는 것은 필수"라고 설명했다.
다른 한편, 정부는 북한과 중동의 정세 급변 가능성이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김정은 후계체제가 안착하지 못하거나 미국의 이란 제재 등으로 세계 원유 수급에 문제가 생길 경우 세계 경제가 휘청일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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