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지난 상반기 일본 대지진의 여파를 딛고 하반기 '뉴 QM5'와 야심작 '올뉴 SM7'을 내놓으며 명예회복을 다짐했던 르노삼성자동차가 뒷심 발휘에 애를 먹고 있다.
특히 새해에도 업황부진이 예상되는데다 신차 '모멘텀'도 부족해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상황이다.
◇ 신차효과 '반짝'..연말 다가올수록 판매 급감
르노삼성은 올해들어 지난 11월까지 국내외 시장에서 총 23만1208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4만6978대에 비해 6.4%가 줄었다. 해외 수출은 증가했지만 내수판매가 대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달까지 내수판매는 10만395대에 불과해 전년동기 14만2519대보다 29.6%가 급감했다. 그나마 수출이 13만813대로 전년동기 10만505대보다 30.2% 늘면서 실적 급락을 막고 있다.
르노삼성의 실적 부진은 국내 자동차업계의 독과점적 시장구조에서 기인한 것이지만, 특히 르노삼성의 경우 현대기아차나 한국지엠처럼 풀라인업을 갖추지 못한 것도 약점으로 지적된다.
르노삼성이 현재 양산중인 차량은 'SM3·SM5·SM7' 등 SM시리즈 3종과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뉴 QM5'로 단조롭다.
문제는 연말로 갈수록 상황이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뉴 QM5와 올뉴 SM7 출시 이후인 지난 8월 2만7328대로 올해 최고 월간판매실적을 기록했지만 9월 2만3938대, 10월 2만651대로 감소세로 돌아서 지난달에는 1만7268대로 지난 5월 이후 6개월만에 또다시 2만대를 크게 밑돌았다.
◇ 야심작 '올뉴 SM7', 초라한 성적표
이같은 르노삼성의 실적 부진은 주력차종이 제자리를 찾지 못한 점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르노삼성이 7년만에 야심차게 내놓은 '올뉴 SM7'은 초기 선전을 이어가지 못하고 맥없이 주저앉았다.
지난 7월 출시돼 8월 본격 판매가 시작된 '올뉴 SM7'은 8월 2665대, 9월 2592대로 선전했지만 10월 1292대, 11월 886대로 판매가 급감하며 한계를 드러냈다. 초기 잠재고객이 소진되고 난 뒤 신규 고객의 호응을 이끌어 내지 못한 결과다. 또 올뉴 SM7은 아직까지 수출 계획도 없어 판매 회복이 불투명하다.
중국과 유럽 등 수출시장에서 선전했던 QM5도 연말이 다가올수록 판매량 감소가 뚜렷해졌다.
올 상반기 월평균 5000대 가량 팔렸던 QM5는 지난 6월 부분변경 모델 '뉴 QM5'가 출시된 뒤 8월 한때 9025대가 팔리기도 했지만 지난달에는 3647대까지 판매가 급감했다.
◇ 내년 업황불안·신차 부재에 '속수무책'
지난 8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내년 국내 자동차산업은 국내판매 150만대, 수출 320만대로 각각 올해 추청치 148만대와 308만대보다 1.4%, 3.9%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내수판매는 경기둔화 우려와 신차효과 약화, 수입차 시장잠식 등의 영향을 받아 답보상태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수출은 세계 자동차시장 회복세와 한-미·한-EU 자유무역협정(FTA)과 대외신뢰도, 브랜드 인지도 향상 등에도 유럽 재정위기 확산가능성과 원화강세 등으로 3.9% 성장에 그쳐 올해 11.1% 성장 전망보다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나마 수출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는 르노삼성에게 있어 내년 수출 성장세 둔화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또 올해 신차를 대거 선보인 탓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내년 신차계획은 크게 줄었고, 르노삼성은 신차 계획이 전혀 없다. 이같은 신차 모멘텀 부재는 내년에도 르노삼성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에는 시승 등 대고객접점 확대와 마케팅을 강화하고, 하반기에는 SM5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출시로 판매를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