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곽영욱 전 대한통운 전 사장으로부터 5만달러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가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곽씨의 검찰조사 영상을 놓고 법정공방이 오갔다.
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성기문 부장판사) 심리로 5일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곽씨가 검찰조사를 받을 당시 영상을 CD에 담아 들고 나왔다.
영상에는 곽씨가 그림을 그려가며 "총리 공관에서 4~5명과 식사한 뒤 한 전 총리와 둘만 남아 봉투 2개에 5만달러를 나눠 건넸다"는 진술이 담겨있었다.
영상에는 또 곽씨가 조사과정에서 "하여간 내가 5만불 줬다고 얘기하면 되잖아"라는 발언이나 "지난번에 새벽 3시에 갔어. 아무것도 안하고 조사실에서 3시까지 있었어. 조사받는 것보다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두는 것이 더 무섭다"라는 발언도 들어있었다.
검찰 측은 "곽씨가 무섭다고 발언한 내용을 검찰 조서에서 뺀 것은 곽씨의 요청 때문"이라면서 "조사과정에서 압력은 없었다"는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변호인 측은 "20일 동안 곽씨를 강압수사하고 아무도 없는 조사실에 곽씨를 혼자 두어 곽씨가 무섭다는 말을 했을 정도"라며 검찰의 강압수사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에 검찰은 "곽씨를 못 쉬게 했던 것은 미안하게 생각한다. 구치소에 곧바로 돌아가지 못한 것도 다음 날 바로 시정했다"면서 "계속된 강압상태에서 나온 진술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한 전 총리는 지난 2006년 12월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곽 전 사장으로부터 5만달러를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지난해 4월 1심에서 "5만달러를 전달했다는 곽 전 사장의 진술을 믿기 어렵고 달리 수수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음 재판은 오는 16일 열릴 예정이며, 이날 재판에서는 검찰의 구형이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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