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車 보험사들 "먹고 살기 힘드네"
2011-12-05 18:00:10 2011-12-05 18:01:46
[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최근 2~3년간 적자를 이어온 온라인 손보사들이 올 들어 간신히 흑자로 전환했지만 앞길이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내놓은 마일리지 보험의 손해가 불 보듯 뻔한데다, LIG손해보험 등 종합손보사도 온라인 시장에 가세할 것으로 예상돼 종합 손보사들과도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영업기반과 방법이 종합 손보사보다 약한 온라인 손보사 입장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자동차보험만 판매하는 전업사는 악사(AXA), 더케이손해보험(The-K), 에르고다음, 하이카다이렉트 등 4곳이다.
 
지난해 8월까지(4~8월) 악사(-62억원), 더케이(-12억원), 에르고다음(-32억원), 하이카다이렉트(-44억원) 등 모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악사 63억원, 더케이 55억원, 에르고다음 24억원, 하이카 6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 당국 압박 마일리지 차보험 손해 불가피
 
그러나 신개념보험인 마일리지 차보험이 이달부터 출시되면서 전업사들의 흑자가 계속 이어질 지 불투명한 실정이다.
 
할증과 할인이 함께 움직여야하는 손보사 입장에서 할증 없이 요율만 낮추는 '마일리지 차보험'에 가입하는 고객이 반가울리 없다.
 
마일리지 차보험은 주행 거리에 따라 최대 9%까지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상품으로 연간 주행거리가 5000km 이하일 경우 보험료의 9%를, 5000~7000km 이하는 5%를 할인받을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도입이 촉진되도록 노력을 많이 기울인 결과"라며 "배기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주행거리를 줄이면 되고, 여기에 보험료 할인 효과도 있기 때문에 정부가 추진하고자 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달 16일 악사를 시작으로 온라인 손보사들은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마일지 차보험을 속속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한 회사가 할인 제도를 도입하면, 고객이 몰리는 쏠림현상이 있어날 수 있어 다른 보험사들은 따라갈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혜택을 받는 소비자가 아무리 적더라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전에 없던 할인이기 때문에 좋지만 손보사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털어놨다.
 
◇ 종합손보사 돌격 앞으로 '부담 백배'
 
설상가상으로 종합손보사들이 온라인 보험에 뛰어들면서 전업사들의 입지가 더 흔들리고 있는 상황.
 
2009년 3월 삼성화재가 온라인 자동차보험에 진출한데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메리츠화재도 온라인 보험시장에 가세했다.
 
2004년부터 온라인 차보험을 내놓은 동부화재는 올해 6월말에는 17.6%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악사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이렇게 종합 손보사들이 온라인 보험에 뛰어들면서 온라인 시장의 경쟁력이 커지자, LIG손해보험도 온라인 보험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LIG손해보험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수요가 온라인으로 움직이고 있어 온라인 성장세가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정확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온라인 차보험에 대해 회사 내에서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당장 온라인 차보험으로 수익을 거두긴 힘들지만 대형 손보사들은 장기보험이나 자산운용에 따른 이익으로 상쇄가 가능하기 때문에 시장 불황에 따른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결국 전업사들의 고충만 커지는 셈이다.
 
한 전업사 관계자는 "겨우 흑자로 돌아서니까 마일리지 보험에다 대형 손보사들의 진출까지 장벽이 더 높아졌다"며 "종합 손보사들이 온라인에 뛰어들수록 우리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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