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애초 ‘새 약가인하’ 정책에 반대해 8만 제약인 총궐기대회를 추진했던 한국제약협회가 대회를 큰폭 축소하고 시기도 1주일이나 앞당겨 조기에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이 때문에 업계 한쪽에서는 "협회가 정부 눈치를 보며 무능함을 드러내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제약협회는 16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오는 25일 열기로 했던 8만 제약인 총궐기대회를 18일 장충체육관에서 열기로 확정했다.
◇ 5천석 체육관에서 8만인 궐기?
협회가 총궐기대회를 열기로 한 장충체육관은 4650석으로, 곳곳에 의자를 추가 배치할 경우 1000여석이 늘어난다.
장충체육관 관계자는 “오는 18일 한국제약협회가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체육관을 쓰기로 계약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는 제약협회가 밝힌 8만인 총궐기대회 방침을 무색케하는 결정이다.
협회는 지난달 31일 정부의 ‘새 약가인하’ 고시 발표 직후 성명서를 통해 “100만인 약가인하 반대 서명운동, 의약품 생산중단 등 이미 계획된 일정을 예정대로 강행해 약가인하의 부당성을 국민들에게 호소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협회는 특히 제약인 8만 총궐기대회를 열어 정부에 대한 대투쟁방침을 높인다는 방침이었다.
특히 애초 25일로 예정됐던 대회를 갑자기 1주일이나 앞당겨 협회가 이번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 "협회가 정부 눈치보나" 비판 목소리
협회가 이 같이 약가인하 대투쟁을 조기 마무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자, 업계에서는 협회의 무능력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의약품 생산중단, 100만 서명운동 등 약가인하 반대 움직임이 모두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제약업계 한 간부는 “결국은 협회가 정부의 눈치를 보면서 조기 수습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면서 “그간 말 만 앞세우면서 대정부 투쟁 방침을 밝힌 협회 측에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경호 제약협회장의 리더십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간부는 “이경호 회장을 제약업계 수장으로 데려 온 것은 정부와의 효율적인 대화를 위한 것인데, 결국 중대 국면에서 무능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출범 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 등 주요 요직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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