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 추락하는 '디자인상'..실효성보다는 '젯밥'
'너도나도' 디자인상 수상 홍보.."브랜드가치 홍보효과일 뿐" 우려
2011-11-10 14:19:16 2011-11-10 14:20:49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최근 건설사들이 앞다퉈 수상을 자랑하고 있는 `디자인상`의 권위가 추락하고 있다.
 
최근 산업전반에 화두로 떠오른 '디자인 열풍'이 건설업계에도  몰아치면서 한 건설사가 1년에 무려 20여개 가량의 디자인상을 수상하는 등 그야말로 디자인상 수상이 업계의 핵심트랜드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그러나 지나치게 수상작이 많아지면서 실생활에 필요한 디자인인지, 선정과정에서 공정성은 확보했는지 등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건설설사들이 디자인의 실효성보다 디자인상이라는 '젯밥'에만 관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 디자인 실효성보다 수상에만 관심(?)
 
10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해외의 `레드닷`, `IF 디자인상`과 국내의 `GD 디자인상` 등 각 디자인 어워드에서의 수상실적은 건설사들의 자사 시공 건축물 홍보에 적극 활용돼 디자인 수준을 과시하고 있다.
 
실제로 올 한해 주택·건설분야에서 모두 172개의 수상작이 선정됐고, 건축디자인 부문의 경우 46개의 굿 디자인 인증이 쏟아졌다.
 
이들 수상작 중에서 포스코건설은 건축디자인 부문, 주택설비부문, 공공환경·조경물 분양을 통틀어 무려 18개의 인증을 받았다.
 
삼성물산(000830) 건설부문은 9개, 현대건설(000720) 6개, 동부건설(005960) 6개, 롯데건설 4개등 실질적으로 시평액 기준 20위권내 대형건설사들이 싹쓸이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을 시작으로 최근 2~3년간 국내 대형건설사들이 너도나도 디자인상을 수상하고 있다"며 "일부 대형건설사들이 주로 받는다는 것도 문제지만 디자인상을 향한 관심이 한때 '상장받기' 유행으로 끝나는 게 아닐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자사의 건축물 등에 자체 개발한 디자인을 적용한다는 방향성은 높이 평가되지만 과연 지속성이 유지될 수 있느냐 하는 것도 지켜봐야할 문제다.
 
수상후 비용문제 등으로 단 한차례만 적용한 뒤 사장되거나 아예 적용조차 되지 못하는 디자인이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 시장 선점용 디자인이 대부분..참가비만 낭비(?)
 
디자인상을 수상한 상당수의 디자인은 미래지향적인 제품으로 언제 상용될지 모르는 이른바 '선점'을 위한 보여주기식 디자인인 경우가 대부분인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 디자인업계 관계자는 "디자인 인증제도가 건설사까지 확산되면서 환경친화적 디자인을 개발하고 우수상품 디자인 개발을 촉진하는 것은 분명히 인정받을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도 "다만 무분별한 디자인 인증은 시정해야 한다"면서 "끊임없이 디자인 개발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각 사가 힘써야 할 것"이라고 디자인상의 문제점에 대해 인지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게다가 이처럼 실효성이 떨어지는 디자인상 수상을 위해 건당 약 3000만원에 달하는 참가비를 지불하는 것도 불필요한 낭비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유명디자인상을 수상한 건설사 관계자는 "실제로 해외 3대 디자인상 수상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에 진출하는데 실적으로 인정돼 많은 도움이 된다"며 필요성을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또 "보이지 않는 무형자산이라는 이유로 디자인에 투자하는 것은 나쁘게만보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라면서도 "앞으로 디자인상 수상을 브랜드 홍보효과라는 겉치레로만 활용할 것이 아니라 내실도 다져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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