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애플이 호주 이동통신사들과 맺은 보조금 지급 등 계약사항을
삼성전자(005930)에 제공할 것을 호주 법원이 9일 명령했다.
이날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호주 연방법원의 에너벨 버넷 판사는 "애플이 보다폰 그룹, 싱텔 옵터스, 텔스트라 등 이통사들과 체결한 합의사항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플과 이통사들간 계약사항이 삼성전자와의 소송건과 무관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대해 애플측은 "삼성이 애플의 고유 정보를 침해하려 하고 있다"며 즉각 반발했다.
애플측 앤드류 폭스 변호사는 "우리(애플)는 동료들을 구석으로 몰아넣으려는 어떤 시도에도 굴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삼성의) 명백한 정보 탐색"이라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 호주 법원에서 애플에 아이폰4S 펌웨어 소스코드(독자기술)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애플이 삼성의 통신특허를 침해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에 폭스 변호사는 "애플이 이미 220페이지 넘는 물량의 관련 서류를 제공했다"고 밝혔지만, 삼성은 "파일 일부가 빠져있다"며 추가 공개를 요구했다. 이 때 이통사들과의 계약사항도 함께 요구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삼성측 신시아 코크랜 변호사는 파일이 미비한 점을 들어 "누군가가 일부러 상황을 애매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호주 법원은 삼성과 애플이 소스코드 공개와 관련해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오는 11일 판결을 내린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호주 법원에서 애플 아이폰3GS, 아이폰4, 아이패드2가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호주에서의 대(對)애플 특허전은 애플이 삼성 갤럭시탭 10.1 판금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현재까지는 삼성에 불리하게 전개돼 왔다.
하지만 이날 법원의 명령으로 삼성이 애플 아이폰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는 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측도 이 점을 부인하지는 않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늘(9일) 호주 법원의 명령이 삼성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본다"며 "다만 소송전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칠지는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일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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