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국제 두바이유 가격이 사흘째 상승한 반면, 전국 주유소의 기름값은 17일 연속 하락세다.
2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4시 기준 전국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ℓ당 1936.89원으로 전일대비 0.80원 내렸다.
지난 7일 1954.23원을 기록한 이후 17일 연속 하락한 것이다.
서울지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2012.30원으로 전일 대비 0.38원 내렸다.
전국주유소 경유 판매가격 역시 ℓ당 1747.13원으로 전일보다 0.98원 떨어졌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기름값 하락은 리비아 사태가 진정 국면에 들어가고 두바이유 등 국제 석유제품값 안정세를 되찾으며 정유사의 공급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 지속하락세 불구 하락폭은 '찔끔'
지난 24일까지 전국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ℓ당 1937.69원으로 지난 7일 정점인 1954.23원을 기록한 후 하루도 빠짐없이 하락했다.
이는 16일 동안 16.54원이 줄어든 것으로 하루에 1원가량 내렸을 뿐이다.
경유도 6일 1769.28원에서 24일 1748.11원이 될 때까지 21.17원이 내려 하루 평균 1원 조금 넘게 가격이 인하됐다.
그래서 국제가격 하락만큼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기름값 하락폭이 적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2주의 시차를 두고 주유소 기름값을 선행하는 싱가포르 국제 현물 가격에 환율을 반영해 계산한 기름값(세전)은 변화 양상이 다소 다르다.
휘발유는 지난달 넷째 주 ℓ당 826원에서 이달 첫째 주 804원, 둘째 주 785원으로 41원가량 떨어져 낙폭이 국내 주유소 보다 훨씬 크다.
경유도 넷째주 868원에서 이달 첫째주 857원, 둘째주 831원으로 역시 37원 내렸다.
이처럼 국내 기름값이 선행하는 국제 유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 가격과 우리나라 기름값은 2주의 시차를 두고 대체로 비슷한 양상을 보이지만 반드시 같지는 않다"며 "주유소 가격은 주유소 시장의 사정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했다.
가격이 높은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 휘발유 가격이 7일 2029.71원에서 2012.68원으로 17.03원 내렸고 제주도는 1976.83원에서 1929.74원으로 47.09원 떨어졌다.
인천 역시 1967.05원에서 1942.79원으로 24.26원 하락했다.
◇ 주유소업계 "정부, 기름값 간섭 또 나서"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또 다시 주유소와의 전쟁에 나섰다.
최근 기름값 인하를 위한 대안주유소 확대 방안에 이어 정부가 '법인 차량의 대리인 문제'를 지적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법인 차량의 경우, 주유를 하는 사람과 비용 지불자가 다르기 때문에 가격탐색을 열심히 하지 않고 비싼 주유소에서 부담감 없이 주유를 하는 대리인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우선 정부와 공공기관 차량의 대리인 문제를 개선해 주유소간 경쟁을 촉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값싼 주유소를 지정해서 거래를 하고, 값싼 주유소의 주유 티켓을 선구매해 예산을 아끼는 알뜰한 주유 관행을 정착시키겠다"며 "이를 민간으로도 확산시켜 주유소간 경쟁도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주유소협회는 지난 23일 성명을 통해 최근 정부가 기름값 인하를 위해 주유소를 압박하고 있다며 이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협회는 이날 "지경부가 유가 안정을 위해 내놓은 대안주유소 설립과 대형마트 주유소 확대 등의 정책을 철회하지 않으면 동맹휴업 등 단체 행동에 들어 가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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