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최근 국내 증시가 연일 폭락을 거듭하면서
하이닉스(000660)의 매각 작업에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
매각 가격이 1조원 가량 떨어질 것이란 소식이 전해진 뒤 채권단과 인수의향 기업들이 매각 일정을 둘러싸고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채권단은 추가로 실사할 시간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인수의향 기업은 예정대로 추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24일 인수의향 기업의 한 관계자는 "하이닉스 매각 일정이 예정대로 차질 없이 진행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채권단에 실사 연기를 공식적으로 요청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며 "연기 의사를 비친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와 반대로 채권단은 "추가 실사 요청이 들어올 경우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
SK텔레콤(017670)이나
STX(011810)로부터 추가 실사를 요청받은 적은 없으나 추가 실사 요청이 오면 주주협의회를 통해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추가 실사가 가능하다는 여지를 남긴 셈이다.
이처럼 실사 연장을 두고 인수의향 기업과 채권단이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하이닉스의 주가가 최근 증시 폭락으로 40% 가량 떨어진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인수의향 기업은 예정대로 입찰이 진행될 경우 당초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인수할 수 있으나 채권단은 금전적 손실이 불가피하다.
하이닉스의 주가는 채권단이 매각공고를 낸 지난 6월21일 2만5900원이었으나 지난 22일 종가기준 1만5750원으로 40% 가량 급락했다.
인수 기업이 매각 공고일 종가인 2만5900원에 신주 10%를 인수하면 신주 인수 가격은 1조5281억원이고, 22일 종가를 적용하면 9292억5000만원이다. 6000억원 가까운 차액이 발생한다.
구주 인수시엔 5600억원의 차이가 나는 등 신주와 구주의 인수 가격이 총 1조원 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이 업황 부진에 따라 적자 전환할 것이라는 증권가의 분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매각 가격 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하이닉스 매각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유재한 전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사임 전 "채권단이 하이닉스 주식 매각을 흔들림 없이 공정 투명하게 지속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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