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기자] 1조4000억원 규모의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랜드마크빌딩의 사업설명회가 개최되면서 시공사 선정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 랜드마크 빌딩 사업설명회 개최..14개 업체 참여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용산역세권개발(주)은 서울 광화문 빌딩에서 용산국제업무지구 랜드마크 빌딩 시공건설사 공모를 위한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애초 시공능력평가 상위 20위 내 건설사들에게 입찰 참가 기회를 줬으나 일정 신용등급 이상을 가진 업체에게만 참여자격을 준 결과 14개 업체 실무진 50여명만 이날 설명회에 참여했다.
이번 공모에 참여하려면 건설사는 회사채 BBB+, 기업어음 A3+, 기업신용 BBB+ 중 하나 이상을 만족해야 한다.
특히 이번 사업에는 3개년 연속 도급순위 2위내 업체의 공동신청 참여를 허용하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최근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계속 1위와 2위를 기록하고 있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다른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다.
용산역세권개발 관계자는 "입찰과정에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건설사들도 대형사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시공실적 배점기준 등을 살펴보면 '초고층 건축물 면적'이 있는데 공모참여사 전체의 초고층 건축물 실적의 합을 적용하게 돼 있다.
이같은 방식이 적용되면 최근 10년간 초고층 건축물 시공실적이 없는 건설사도 실적이 있는 다른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둔 셈이다.
또 공모안에는 시공 건설사의 적극성을 판단하기 위해 CB인수 참여 배점이 있다.
입찰에 참가하는 건설사는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PFV)의 증자로 발행되는 전환사채(CB)의 희망 인수액을 밝혀야 한다.
CB는 오는 9월 1500억원 발행 예정으로 인수제안 CB의 최소금액은 500억원이다. 건설업계에선 총 공사비 대비 공사이익비율을 6%정도로 감안할 경우 건설사들이 최대로 써낼 수 있는 금액은 700억원 정도로 판단하고 있다.
◇ '시공능력' 평가가 시공사 선정에 결정적.."현대·삼성에 유리한 방식"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 입찰 방식이 지나치게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의 대형사에 유리하게 꾸며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모안에 따르면 제안서 총점을 100점으로 하되 ▲ 신용등급(30) ▲ 시공능력(20) ▲ 시공실적(20) ▲ 공사기간(10) ▲ 전환사채(CB) 인수참여(10) ▲ 공사이익비율(10) 등 6개 항목으로 나눠 심사하게 된다.
이중 다른 항목은 건설사간 점수 차이가 크지 않은 반면 '시공능력' 평가 항목에서 시공능력 평가액에 따라 점수차가 크게 난다는 것이다.
'시공능력' 평가는 국토해양부가 최근 3년간 공시한 시공능력평가액 중 건축 항목의 평균값으로 계산한다.
구체적인 방식을 보면 '(해당 공모참여사 평균값)/(공모참여사 평균값 중 최대값)ⅹ20(배점)'의 형태다.
이렇게 되면 대형 건설사가 건축부문 시공능력 평가액이 작은 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불리해진다. '해당 공모참여사 평균값'이 크게 작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초대형 건축물 시공실적이 없는 회사들이 1조4000억 규모의 초대형 공사에 단독 입찰할 가능성은 없다.
결국 그동안 풍부한 초대형 건축물 시공실적이 있는 현대건설, 삼성물산으로 무게중심이 쏠리게 된다. 이들 회사가 단독으로 입찰하게 되면 배점 20점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
시공실적, 공사기간, CB 인수, 공사이익비율과 같은 평가항목은 배점차이가 그리 크지 않고, 만점을 받도록 전략을 짜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것이 건설업계의 평가다.
이번 설명회에 참여한 건설사 관계자는 "초대형 건축 시공 경험이 부족한
대림산업(000210),
GS건설(006360) 등은 컨소시엄 형태를 생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현대건설, 삼성물산 두 건설사를 염두해 둔 입찰 방식이라고 생각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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