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파장이 국내 건설업계 전반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각국 증시 불안정 등 글로벌 경기가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원·달러 환율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대형·중견건설사들이 국내 건설경기 침체 상황 속에서 해외수주 비중을 늘리기 시작하면서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 중동권 등 해외시장 수주 '빨간불'
17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이 국내 건설산업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미국 경제의 침체가 소비와 생산 둔화로 나타나 전세계적인 원유 소비량의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분석됐다.
원유 소비량의 감소는 원유 가격의 하락을 초래, 결과적으로 국내 대형 건설기업의 주요 해외 건설시장인 산유국의 원유 수출량 감소를 야기할 전망이다.
건산원 관계자는 "미국 경제의 침체가 지속될 경우 원유 소비량이 줄어들고, 이는 원유가 하락을 야기하고, 원유가 하락은 산유국의 수입 감소로 이어져 중동권을 중심으로 해외 건설시장 규모가 축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해외사업 비중이 높은 국내 건설기업은 산유국 중심의 해외 건설시장 규모 축소에 대비해 철저한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할 시점인 것으로 지적됐다.
또 각국이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공공투자, 특히 건설투자의 비중을 더욱 낮출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해외건설시장과 투자개발형사업에는 직접적인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시장도 상황이 녹록치 않다. 지난 6월부터 기획재정부는 `중장기 재정운용계획`에서 이미 SOC(사회간접자본) 등 건설부문을 비롯한 공공투자의 비중을 크게 감소시킬 것을 천명한 바 있다. 국내 공공 건설시장 규모도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 금융경색에 환율상승까지..대형건설사 `우울`
더 큰 문제는 금융위기가 단기쇼크로 끝나지 않고 장기화될 경우다.
특히 투자개발형 사업의 추진을 목적으로 지난 6월 막대한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현대건설(000720)과 롯데건설, 포스코건설은 향후 재원조달 가능성이 불투명해진다.
건산원은 "금융권이 유동성 확보에 보다 주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자금의 수요자인 기업의 입장에서는 금융 경색으로 표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진단했다.
환율상승도 걱정거리다. 환율상승에 따라 수입 원자재 가격이 뛰어 건설사의 공사비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건산원은 "수입 건자재중 철강의 원자재인 고철의 절반 이상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므로 환율상승에 따른 고철가격 상승은 공사비 원가상승에 반영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최근 몇년동안 지속된 주택과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이에 대해 건설사들도 동의하는 분위기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미미할 수 있지만 금융위기 상황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경우 자금조달 뿐만 아니라 해외건설 수주까지도 악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뉴스토마토 황민규 기자 feis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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