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전기자동차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세상이 떠들어댔지만 관공서에 먼지쌓인 구닥다리 전기차 말고는 눈씻고 찾아보기 힘들다.
녹색성장을 목놓아 외치던 정부도 석유회사에 세금 걷느라 전기차엔 그닥 관심이 없어보인다.
전기차가 처음 발명된 것은 1835년으로 오히려 석유 자동차보다 51년이 빨랐다.
소음과 매연 그리고 폭발위험성까지 떠안은 '대단히 불편한' 석유자동차 보다 오히려 전기차는 19세기 후반까지만 해도 보편적인 운송수단이었다.
하지만 1900년 초반까지만 해도 휘발유차보다 많았던 전기차는 휘발유차의 대량생산과 싼 가격에 밀려 역사에서 사라졌다.
석유업계와 자동차업계 입장에서 전기차는 반가운 손님이 아니다.
자동차산업은 석유산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황금 밀월관계라 자동차 많이 팔리면 비싼 석유 역시 필연적으로 많이 팔리는 보완재이기 때문이다.
급기야 화석연료로 남극의 빙산이 녹아내리자 세상은 다시 대체에너지를 찾기 시작했다.
1996년 제너럴 모터스(GM)는 가솔린 자동차보다 비용이 효율적이고 더 많은 거리를 운행할 수 있는 전기차 EV1을 선보여 세상을 놀라게 했다.
배기가스가 전혀 배출되지 않았고 무소음과 속도면에서 가솔린차에 뒤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나차게 성공적이었던 EV1은 자동차시장과 석유회사들에게 위협적이었다.
성공적으로 개발해놨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석유회사들의 트러스트에 의해 상용화가 좌절됐다. 플러그 한번 제대로 꼽아보지 못하고 장례식을 치르고 말았다.
석유대신 전기가 에너지로 사용되면 '검은 황금'으로는 더이상 돈 벌기 힘들다는 석유회사들의 계산 때문이다.
우리가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2가지다.
건강한 생태, 인간의 행복이 아닌 이윤이 목적인 자본주의의 역사에는 이처럼 이해할 수 없는 기술적인 퇴화현상이 상당히 많다는 것.
그리고 머지않아 바닥이 드러날 것이라고 떠들어 대던 석유는 알고보니 무궁무진하게 넘쳐나고 있더라는 것이다.
지멘스 USA CEO인 저자는 석유고갈에 대한 오해는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만 사실이 아니라고 말한다.
어떤 경우에도 석유의 장기적인 공급은 유효하며 인류가 파악하고 있는 기존의 석유매장량으로도 화석연료는 충분하다는 것이다.
지금도 중앙아시아와 남미 등 지역에서 오일샌드, 오일셰일 등 무궁무진한 화석연료는 끝도 없이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과거 몇년동안 패러다임은 급속도로 바뀌었다. 지구온난화의 위험은 현실로 드러났고 화석연료의 사용이 온실가스의 배출량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주요인임이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석유회사 사장님들의 집앞에까지 바닷물이 흘러들지 않는 한 대체에너지는 꿈꾸기가 어려워 보인다.
풍부한 화석에너지에 기반해 에너지를 소비하다가는 이제 지구가 장례식을 치르게 생겼다.
이책은 세계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게 사실이며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혁신적으로 낮추기는 힘들다는 점을 지적한다.
다만 이제는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까지 직면했으며 이같은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인류가 경제 성장과 환경 보전이라는 딜레마에 직면하고 있는 지금 두마리 토끼를 잡기위해 신재생에너지를 냉정하게 평가해보자.
뉴스토마토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협찬: 예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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