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포스코(005490)가 근대 철강 제조기술을 도입한지 반세기가 채 되지 않아 세계 철강기술을 선도하는 '세계 철강기술 리더'로 우뚝서게 됐다.
포스코가 28일 포항제철소에서 비(非)용광로 쇳물 제조법으로는 세계 최대인 200만톤 규모의 파이넥스 착공에 나선 것은 국내 철강사에서 커다란 의미를 지닌다.
지난 2007년 150만톤 규모의 파이넥스 2공장 건설이 본격적인 상용화의 시작이었다면 이번 파이넥스 3공장 건설은 본격적인 대형화의 시작으로 규모의 경제를 갖췄다는 것을 의미한다.
◇ 200만톤급 파이넥스 건설, 철강기술 자립국 공식 인정
포스코가 200만톤급 파이넥스 설비를 건설함에 따라 근대 철강 제조기술을 도입한지 반세기가 채 되지 않아 우리나라도 철강기술 자립국으로 인정받게 됐다.
그동안 세계 철강선진국으로부터 기술도입 등 도움을 받는 입장에서 세계 철강기술사를 선도하고 도움을 주는 철강사로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세계의 유수 철강사들도 고품질의 고가 원료사용 한계에 부딪혀 저급원료 사용을 확대하고,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파이넥스 공법과 비슷한 기술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아직까지 상업생산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는 1992년부터 파이넥스 공법의 연구에 들어가 1996년에 파일럿플랜트를 가동했다.
이어 2003년 6월에 연산 60만톤 규모의 데모플랜트를 건설해 상용화한 데 이어 2007년에는 규모를 더욱 확대해 2세대 연산 150만톤 파이넥스 설비를 가동하는 데 성공했으며,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바 있다.
지난 2007년 5월30일 포스코의 150만톤 파이넥스 설비 준공식에 참석한 故노무현 전 대통령은 "파이넥스 완성은 영일만에 철강산업의 불을 지핀 지 40년만에 세계 철강사를 새롭게 쓰는 쾌거"라며 "우리 경제가 가야할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또 이구택 전 포스코 회장은 "남들보다 더 빠르게 기술을 개발하고 모방할 수 없는 일등 제품을 만들어 '기술의 포스코'를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200만톤 규모의 파이넥스 착공은 4년전의 약속을 실현한 셈이다.
용광로가 50만톤에서 200만톤으로 생산 규모를 확대하는 데 20년 이상이 소요된 것에 비해 파이넥스는 10년이 채 안되는 기간에 200만톤까지 확대해 포스코의 우수한 기술력을 입증하고 세계 철강사를 다시 쓰게 됐다.
◇ 파이넥스 3공장, 생산량 33% 향상
포스코는 이번에 3세대 200만톤 규모의 파이넥스 설비가 150만톤급 파이넥스와 동일한 투자비를 유지하면서도 생산량은 33%나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4단 유동환원로(가루 철광석을 순수한 철성분으로 바꾸어주는 설비)를 3단으로 간소화하고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해 이송하던 분철광석을 자체 발생하는 가스를 이용해 운송 투입하는 등의 차별화된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또 이번 200만톤 규모의 파이넥스 설비가 가동됨으로써 저가원료 사용에 따른 추가 원가절감액이 연간 1772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경제적 효과 뿐만 아니라 환경오염물질 발생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파이넥스 공법은 용광로 대비 황산화물은 3%, 질산화물은 1%, 비산먼지는 28%만 배출되는 친환경 녹색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정준양 회장은 이날 착공식에서 "세계 철강업계의 후발주자였던 포스코가 녹색 제철기술을 선도하는 기술 리더로서 세계 철강산업의 건전한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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