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김동현·최우리기자]
쌍용건설(012650)이 반얀트리호텔 영업활성화를 위한 태스크포스팀(TF)을 가동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에서 고급호텔 리모델링사업을 전담해온 쌍용건설이 리모델링한 반얀트리호텔의 리모델링 비용을 받지 못하자 시공했던 호텔의 채권을 확보하고 나선 것이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리모델링을 완료한 반얀트리호텔 리모델링에 소요된 비용 약 1400억원 중 3분의 2 가량을 시행사인 어반오아시스로부터 받지 못했다.
◇ 쌍용건설, 반얀트리호텔 채권用 지분 85% 확보..TF팀 가동
업계 관계자는 "기획부서와 과거 반얀트리호텔 리모델링사업을 담당했던 부서가 한두달 전부터 TF팀을 꾸려 작업 중"이라며 "못받은 공사비를 마저받고 호텔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목표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능력있는 주체에게 매각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시공당시 시행사에 지급보증을 섰던 만큼 호텔의 채권 85%를 확보해 둔 상태"라고 덧붙였다.
결국 시공사(쌍용건설)가 받아야 할 돈을 시행사(어반오아시스)의 심각한 유동성 위기로 받지 못하게 되자 시공사가 호텔 인수로 방향을 틀었고, 채권회수를 위한 호텔지분(주식담보) 85%를 시행사에게서 넘겨받은 것.
시행사인 어반오아시스 관계자는 "시공사인 쌍용건설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의 지급보증을 한 만큼 공사비를 다 받지 못한 쌍용건설이 채권확보에 나선 것"이라며 "솔직히 현재로서는 리모델링비를 갚을 능력이 없다"고 쌍용건설의 지분인수를 시인했다.
반얀트리호텔 리모델링 사업은 '반얀트리서울'의 운영을 위해 지난 2007년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 '어반오아시스'가 반얀트리 호텔&리조트와 20년간 운영 계약을 맺은 뒤 지난 2008년 6월 쌍용건설이 시공을 맡아 착공했다.
반얀트리호텔과 부지를 소유하고 있는 어반오아시스는 당기순손실이 지난 2009년 323억원, 지난해 538억원으로 재정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
◇ 채권회수 위한 인수 추진..직접 운영보다 재매각 가능성 높아
쌍용건설은 이에 대해 시행사가 부실한 것일뿐 호텔의 사업성은 걱정할 부분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시행사가 운영을 잘못했기 때문에 회원권 분양이 안됐지만 호텔이나 부지는 없어지는 게 아니지 않느냐. 방만한 경영이 문제였던 만큼 시행사가 바뀌면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반얀트리호텔은 지난해 6월 6성급 호텔로 재개장했으며 회원제로 운영되는 이 호텔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사회 저명인사들이다. 회원권 가격도 개인회원권 약 1억3000만원, 부부회원권은 약 1억8500만원으로 비싸다.
업계는 쌍용건설이 반얀트리호텔을 인수한 뒤 CJ나 한화건설 등과 재매각 협상을 벌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쌍용건설도 반얀트리호텔을 인수하기보다는 사업수완이 좋은, 능력있는 시행사가 운영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반얀트리호텔 지상 1층과 지하 식당가 위탁운영을 제안받고 검토 중인 CJ그룹 관계자는 "반얀트리호텔 매각 작업중 제안이 와서 실사를 벌이는 중"이라고 시인했다.
뉴스토마토 이형진 기자 magicbullet@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