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소연기자] “알톤? 알통과 비슷해서 어감이 좋지 않습니까?
알톤스포츠란 이름을 어떻게 지었는지를 묻자 박찬우 사장(사진)의 입에서 뜻밖에 재미있는 대답이 나왔다. 해외에서 길을 가다 폐업한 컴퓨터 회사의 이름 ‘알톤’을 보고 한국말 ‘알통’과 어감이 비슷해 회사에 딱 맞겠다 싶었다는 것이다.
알톤스포츠는 박 사장의 땀과 의지로 일군 회사다.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 사장은 대우증권에서 리테일 영업을 하다 관두고 새로운 사업을 찾던 중 삼천리자전거와 코렉스로 양분된 자전거 시장이 눈에 들어왔다고 창립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당시 삼천리자전거와 코렉스는 연 매출 300억원에 직원이 500명이었다”며 “1인당 6000만원 버는 셈이어서 충분히 내가 들어갈 만한 공간이 있겠다 싶었다”고 회상했다.
박 사장은 갖은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갖고 일본에서 새벽 2시까지 부지런히 일했던 것을 성공의 비결로 꼽았다. 매일 늦게까지 일하는 그와 직원들의 모습이 일본 바이어들에게 어필이 됐고 그것을 바탕으로 앞만 보고 달려오다 보니 어느 새 삼천리와 국내 시장을 6:4로 양분하는 규모의 회사로 거듭나게 됐다는 것이다.
지난해 수출액 87억원 중 90%는 일본이 차지한다. 그는 일본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향후 중국과 미주 지역에도 자전거를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중국 진출을 위해 올해 총판 및 직영대리점 40여개를 개설할 예정이다. 중국 천진 롯데마트에도 2개점 입점했다.
그는 이번 상장을 계기로 회사의 인지도를 제고하는 것은 물론, 2012년까지 매출액 1010억원, 순이익 100억원을 달성하는 일류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삼천리자전거도 욕심냈던 코렉스자전거의 지분 77.13%를 인수해 지난해 10월 자회사로 편입시킨 것도 미래 성장성을 위한 노력이다.
알톤스포츠는 향후 자전거 사업이 고급 자전거 시장의 성장 속 꾸준한 성장세를 지속하리라고 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독일과 일본의 자전거 보급률이 각각 87.3%, 67.8% 에 달하는 것에 비해 16.6% 정도에 그쳐 앞으로 자전거 도로나 공공자전거가 확충되면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알톤스포츠는 전기자전거, IT융합 지능형 공공자전거, 카본(CARBON) 자전거 등 고부가가치 자전거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
IT융합 지능형 공공자전거는 자전거에 GPS를 장착한 것이 특징. 공공자전거 표준을 선점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한데 이어 올해 창원시와 서울시 서초구, 순천시 등 공공기관에 납품될 예정이다.
박 사장은 카본 소재 자전거에 대해서 “원래 150만원 이상인 것을 업계 최초로 100만원 미만으로 끌어내리면서 시장의 반응이 좋다”며 “지난해 출시한 픽시형 하이브리드 제품 'R7'도 지난해 국내에서만 2만대가 판매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포스코와 경량자전거 개발 협약(MOU)를 체결했다. 포스코가 생산한 철판을 이용해 만든 차량용 후판 자전거도 내달 초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 자전거는 스틸의 장점인 강도, 견고함과 함께 알루미늄의 가벼움을 동시에 갖췄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박 사장은 고부가가치 자전거 외에도 국내 자전거 기업 중 최대규모의 자가 공장을 보유했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중국 천진에 위치한 이 공장은 약 1만평 부지에서 연간 100만대를 생산한다. 자체 생산하기 때문에 고객 니즈 변화에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다.
알톤스포츠는 다음 달 신영해피투모로우스팩과의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가 마무리되면 오는 8월말 상장될 예정이다.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알톤스포츠의 지난해 매출액은 426억원이고 영업이익은 42억원이다. 당기순이익은 32억원을 기록했다. 내년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765억원, 79억원, 62억원이다. 합병 후 생기는 현금성 자산 242억원은 자체 대리점 등 국내 영업망 구축에 사용될 예정이다.
뉴스토마토 김소연 기자 nicks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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