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닥터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오는 2013년 세계 경제가 '퍼펙트 스톰(한꺼번에 안 좋은 일이 겹쳐 더할 수 없이 나쁜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부채 위기와 중국 경기 둔화, 유로존의 채무재조정, 일본의 침체 등이 겹치면서 세계 경기가 '소프트패치'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루비니 교수는 "세계 경제는 이미 금이 갔다며 "많은 사람들이 공공부문과 개인 부채로 깡통을 차게 될 것이며, 그 깡통은 점점 더 커지고 무거워져 2013년에 최악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美, 올연말 3차 양적완화 나설것" = 루비니 교수는 올해 연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3차 양적완화에 나설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 경제 부진이 계속되고, 미국 증시가 10% 이상 하락할 경우 3차 양적완화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고 말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지난 3월18일 이후 처음으로 1만2000선이 붕괴됐다. 주간 단위 6주 연속 하락으로 2002년 이후 가장 긴 약세장이다.
루비니 교수는 "미국이 재정지출을 통한 추가 부양정책을 펴기 어려운 상황에서 양적완화는 당국이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가능성이 낮게 제기되고 있는 추가 양적완화 조치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것은 부채한도 상향 조정에 대한 여야 간 갈등으로 오바마 정부가 재정정책을 쓸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미국의 수 조 달러에 달하는 부채가 내년과 2013년까지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국제유가 상승과 고용부진, 주택시장 더블딥, 연방정부와 지방정부 재정난 등의 문제점들은 올 하반기에도 경제가 약세에 머물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다"고 언급했다.
◇ "中, 2013년이후 경착륙 위험" = 루비니 교수는 미국과 함께 세계 경제의 쌍두마차인 중국에 대해서는 오는 2013년 이후 경착륙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은행권의 부실채권과 국내총생산(GDP)의 50%에 달하는 과잉설비가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이끌것"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중국의 과잉설비 우려는 여러 차례 제기돼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올해 1~4월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동기대비 25.4%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중국의 대출이 기록적으로 증가하고 부동산 가격도 치솟고 있다며 이로 인해 2013년 중반 은행이 위기에 처할 확률이 60%라고 예상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인플레이션은 중국 경제의 또다른 위협이 되고 있다.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 4월 5.3%를 기록한데 이어, 5월에도 5%를 넘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루비니 교수는 이에 대해 "중국 지도층이 바뀌는 내년에 중국이 해야할 당면과제는 경제성장률을 8∼9%로 유지하면서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것"이라며 "중국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거나 위안화 절상을 용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 "내년 이후에 있을 더 큰 과제는 고정투자와 저축을 줄이고 소비를 늘리는 것"이라며 "그렇게 안될 경우 2013년 이후 경착륙이 있을 것"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 유럽·일본, 금융시장의 위험 요소 = 루비니 교수는 유럽 재정위기에 대해 "금융시장의 가장 큰 위험 요소"라고 경고했다.
그는 "그리스 부채문제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며 "채권 구조조정은 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할 것인지, '순차적'인지 '무질서'하게 진행 될 것인지의 문제"라고 언급했다.
일본 대지진 사태와 관련, "재건을 위한 단기 부양책에도 경제 성장이 흐지부지 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한편, 한편 그는 2차 양적완화(QE2)가 끝나도 투자자들의 염려와 달리 신흥시장에서 즉각적인 자금이탈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루비니 교수는는 "연준이 오랫동안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고, 본원통화량도 줄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신흥국과 미국간금리차를 노린 캐리 트레이드가 지속되면서 신흥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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