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소연기자] 후한 말기 건안(建安) 13년(208년) 조조는 50만 대군을 앞세워 형주를 함락시킨 뒤 여세를 몰아 신야성의 유비를 향해 공세의 칼날을 겨눈다. 유비는 화들짝 놀라 부리나케 강남으로의 퇴각을 시도했으나 얼마 가지 못해 당양 장판파에서 조조군에게 추격당한다.
유비군은 그야말로 풍비박산. 장수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사방에 피난민들의 비명만이 가득하자 유비는 가족들까지 팽개친 채 뒷일을 장비(張飛) 에게 맡기고 정신없이 도망친다.
천하장사였던 장비는 겁도 없이 단신으로 장판교 앞을 막아선 채 추격하는 조조의 수십만 대군에 버티고 선다. 말 위에 올라 장팔사모를 비껴들고 고리눈을 부릅뜬 장비의 무시무시한 모습에 조조군은 선뜻 다리로 진격하지 못하고 머뭇거리기만 했다.
그러자 장비가 갑자기 벼락같은 목소리로 “나는 장익덕이다. 누가 나와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겠는가!”라며 대성일갈 하자 조조군의 장수 하나가 놀라 말에서 굴러 떨어지고 공포에 질린 조조군은 급히 퇴각했다.
조조의 50만 대군도 당대 최고의 파워맨 장비의 무시무시한 힘 앞에서는 꼬리를 내린 것이다.
옵션만기일 충격이 조조의 50만 대군처럼 증시를 휩쓸었다. 이날 코스피 상장사 3분2에 달하는 581개 종목이 하락하는 폭락장이 연출됐다 했다. 국제유가 급락에 정유주도 떨어졌지만 장비처럼 좋은 실적으로 무장한 체력 좋은 기업들은 살아 남았다.
옵션만기일에 국제유가 하락까지 겹치며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11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달러화 강세에 재고 증가, 휘발유 가격 폭락으로 서킷 브레이커까지 걸릴 정도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정유주 역시 약세를 나타냈다.
유가 하락 수혜주인 항공주도 이날 옵션만기일 충격에 장 초반 상승세에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반면 호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은 궂은 증시 날씨와 상관없이 상승했다.
삼영화학(003720)은 상반기 깜짝 실적이 기대된다는 한 연구원의 리포트에 상한가까지 올라 5060원을 기록했다.
부스타(008470)는 상장 후 처음 발표한 분기 실적에서 300%가 넘는 이익 증가세를 보여 이날 14.91%(780원) 상승해 6010원에 마감했다.
한국특수형강(007280)도 당기순이익 흑자전환 소식에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7만1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뉴스토마토 김소연 기자 nicks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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