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미정기자] 대학생 서주희(24세)씨는 1년 전부터 데스크탑이 아닌 노트북을 써왔다. 집에 데스크탑을 놓았을 때보다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을 뿐더러 언제 어디서나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양에서도 데스크탑과의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노트북의 성능이 빠른 속도로 강화되면서 데스크탑 같은 노트북, 일명 '데스크 노트'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 노트북 출고량 사상 최초로 데스크탑 추월
한국IDC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노트북 출하량이 데스크탑 출하량을 사상 처음으로 앞질렀다.
2009년까지만 해도 데스크탑의 출하량이 노트북보다 34만대 정도 더 많았지만, 지난해에는 노트북 출하량이 데스크탑보다 10만6000대 가량 더 많았다.
올해의 경우 노트북 출하량은 281만2000대로 예상되는데 이는 데스크탑보다 29만7000대 더 많은 수치다.
권상준 한국IDC 책임 연구원은 "지난해 이미 노트북 출고량이 데스크탑 출고량을 넘어섰고 올해는 그 차이가 더 커질 것"이라며 "결국 노트북 시장이 데스크탑 시장을 잠식할 수 있을 정도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 고성능 대형 노트북...일명 '데스크 노트' 판매 급증
다나와(119860)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량 증가폭이 가장 큰 노트북은 상대적으로 큰 크기인 15인치급과 17인치급이었다.
지난해 1월 판매량을 기준(100%)으로 했을때 1분기 12인치 노트북 평균 판매율은 124%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2분기부터 이러한 상황은 역전되기 시작해 17인치 노트북 판매율이 2·3·4 분기 연속으로 가장 높았다. 특히 4분기 17인치 노트북 평균 판매율은 150%로 1분기보다 약 1.7배 증가했다.
가장 무거운 축에 드는 3.5~4㎏ 제품의 지난해 4분기 평균 판매율은 5067%였다. 1년 전과 비교하면 50배, 지난해 1분기보다는 30배에 달한다.
다나와 마케팅팀은 "데스크탑 PC의 성능과 노트북의 휴대성을 겸비한 제품을 '데스크 노트' 라고 하는데, 성능이 굉장히 뛰어나지만 무겁고 커 집에서 사용하기 적합한 노트북"이라며 "오락 기능이나 간단한 업무 등을 스마트폰으로 해결 가능함에 따라 이와는 효용성을 달리하는 하이엔드급 노트북의 판매량이 상승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에도 고사양 노트북이 시장을 주도하면서 노트북 전체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양상을 보였다.
하이마트 마케팅 홍보팀은 "전자제품전문점 하이마트의 올해 1분기 노트북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미니노트북(넷북)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약 40% 감소했지만 미니노트북을 포함한 전체 노트북 판매량은 10% 늘었다"며 "이는 코어i5 CPU를 탑재한 고성능 노트북이 높은 인기를 끌면서 판매호조를 보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 관련업계, 고성능 노트북 마케팅 활발
이에 따라 주요 PC업체들은 고성능 노트북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는 프리미엄 PC시장 선도를 위해 지난 2월 노트북 '센스 SERIES 9'을 내놨다. 이동성과 성능을 동시에 극대해 글로벌 프리미엄 PC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항공기에 사용하는 첨단 소재인 '듀랄루민'을 적용해 내구성이 뛰어나면서도 무게는 1.31㎏로 가볍고 초고속 ·고성능을 구현했다.
고호진 삼성전자 홍보팀 대리는 "성능이 높아지며 노트북도 데스크탑의 가치를 지닐 수 있기 때문에 프리미엄 노트북이 확대되는 것 같다"며 "넷북, 메인 스트림, 프리미엄 등 다양한 라인업으로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추는 것을 기본으로 하지만 프리미엄 노트북 라인도 대대적으로 발표했다"고 말했다.
LG전자(066570) 엑스노트 A520-TE5BK는 인텔 코어 i7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인텔 터보부스트 기술 2.0을 통해 최대 3.4GHz의 CPU 속도를 낼 수 있다. 15.6인치에 약 2.59㎏이다.
이밖에 HP의 파빌리온 dv6-4004TX는 15.6인치 2.51㎏으로 샌디브릿지 i7-2720QM과 8GB DDR3, 1TB HDD를 탑재했다. MSI의 GX660-i740 갤럭시도 15.6인치, 3.5㎏으로 인텔코어 i7을 탑재한 고성능 노트북이다.
나주영 LG전자 홍보팀 과장은 "예전에는 넷북과 가격차이가 심해서 고가의 노트북 제품 판매에 제약이 많았다"며 "요즘은 넷북시장보다는 3D나 HD나 멀티미디어, 게임 기능이 강화된 프리미엄 시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박미정 기자 colet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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