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빈 기자] 리비아에 대한 국제연합(UN) 다국적군 공습으로 군사충돌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산업계는 정유와 조선업계가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업계 전반의 악영향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 정유 업계 "리비아 사태, 유가 진정 역할할 것"
정유업계는 리비아에 대한 UN의 다국적군 공습으로 인해 유가가 안정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내 정유업계의 주요 공급선이 대부분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레이트(UAE)로 현재 리비아 사태의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다.
또 리비아에 대한 UN의 개입은 두어달 전부터 예견됐기 때문에 이번 중동 리스크는 어느정도 시장에 반영되어 왔다는 분석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오히려 단기적으로 다국적군의 투입은 이전 걸프전과 이라크전 등의 사례와 비교하면 불확실성 해소라는 측면에서 유가가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장기화에 따른 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
또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사태가 급작스럽게 진행됨에 따라 카다피측이 유정 파괴 등 '벼랑끝 전술'에 나선다면 유가의 변동성이 커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주요 정유업체들은 법정기준인 45일보다 높은 60~70일 정도의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어 아직까지 국내 전체 유류 수급은 문제가 없다.
◇ 전자·자동차·철강 업계 "직접 피해 없어..장기전엔 우려"
국내 자동차업계는 이번 리비아 사태로 받는 직접적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전기전자 업계도 직접적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리비아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에 대한 우려는 간과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리비아 사태 등으로 인한 세계경기의 위축 우려로 주요국의 자동차 경기 회복세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군사개입이 장기화될 경우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포스코는 현재 이집트 카이로에, 동국제강은 두바이에 각각 1개의 연락소를 운영 중이다. 현대제철도 두바이에 한 곳의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 해운업계, 올초 중동사태 이후 고유가 '초비상'
해운업체들의 경우는 이미 중동의 반정부 시위 사태로 인한 고유가로 비상 상황을 맞고 있다.
해운업계도 단기전으로 끝나게 되면 유가 안정화에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화된다면 엎친데 덮친격이 될 수 있다.
해운업계는 유가에 특히 민감할 수 밖에 없어 리비아 사태 뿐만 아니라 전체 중동지역의 정세 불안이 어떻게 진행될지를 주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국내업체들은 싱가포르와 로테르담 등 선박유가 저렴한 지역에서 급유를 하는 것을 비롯해 감속운항을 통해 연료비를 최대 15%까지 절감하는 등 전사적인 원가절감 운동에 나서고 있다.
◇ 조선업계 "고유가 혜택 '톡톡'"
초비상에 걸린 해운업계와 달리 고유가의 수혜를 누리는 쪽은 조선업체들이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이를 운반하는데 동원되는 선박(탱커)들의 선가가 오르기 때문이다.
엄경아
신영증권(001720) 연구원은 "조선주는 전형적인 고유가 주식으로 과거 사례를 보면 유가와 조선주는 동행하는 움직임을 보였다"며 "따라서 이번 리비아 사태는 전체적으로 조선업계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망했다.
중동 지역의 불안으로 인한 발주 끊김현상도 없을 것이란 게 업계의 예상이다.
최광식 LIG증권 연구원은 "리바아의 경우 여러 중동 국가 고객 중 한 곳일 뿐"이라며 "중동 국가들로부터의 국내 조선업체로의 발주는 정상적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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