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선박용 연료전지 개발, '늦었지만 꾸준히'
2011-03-15 15:01:44 2011-03-15 18:55:09
[뉴스토마토 이성빈 기자]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선박용 연료전지 연구개발(R&D)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선박용 연료전지는 선박 운항시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이산화탄소(CO₂) 등의 유해가스가 거의 배출되지 않아 갈수록 강화되는 선박 환경규제에 대응하는 차세대 선박 연료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해외업체들에 비해 국내 조선사들의 연구 수준은 이제 걸음마를 떼는 정도로 향후 지속적인 투자가 요구된다.
 
◇ 대우조선, 올해 해외선급 승인 획득 '목표'
 
대우조선해양(042660)은 2009년 12월말 포스코파워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3㎿(메가와트) 이하 선박용 연료전지에 대한 공동개발을 추진중이다.
 
이 연료전지는 LNG선 등의 보조동력용으로 출항이나 도착시, 또는 선박내 사용전력으로 쓰이게 된다.
 
김현진 대우조선해양 플랜트 R&D 그룹장은 "올해 안에 개념설계를 완료하고 해외선급을 통해 AIP(현물이 아닌 설계 결과물의 기본 형식·개념에 대한 원칙상의 승인)를 진행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지식경제부가 기획 중인 1메가와트급 선박용 연료전지 개발 기획에도 참여중이다. 기획이 국책과제로 선정되면 실제과제로 이어지게 된다.
 
기술적으로 연료전지를 보조용으로 활용하는 데 문제는 없지만 아직 선박 내부설치를 위한 선급 인증과 기타 제반장치와 관련된 기술확보가 필요하다.
 
따라서 상용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 그룹장은 "현재 개발 중인 연료전지가 사업용으로 가시화되기까지는 아직 5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삼성重, 육상용 연료전지 개발 참여..향후 선박용 개념설계에 활용
 
삼성중공업(010140)도 대우조선해양 못지않게 연료전지 R&D에 열심이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자동차업계의 연료전지 개발붐에 맞춰 선박의 추진기관, 보조기관으로 연료전지를 활용한다는 방안을 세우고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달 중 발족되는 육상용 연료전지에 대한 국책과제에는 포스코파워, 두산전기, 두산중공업, 삼성중공업 등이 함께 참여한다.
 
포스코파워와 두산전기를 중심으로 300㎾(킬로와트)급 육상용 연료전지에 대한 개발이 완료됐고 현재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이중남 삼성중공업 환경기술파트장은 "삼성중공업이 아직 개발한 선박용 연료전지는 없다"며 "지금은 육상용 연료전지 작업에 참여해 선박에 어떻게 적용할 지를 연구하는 개념설계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박용 연료전지의 경우 외국제품은 이미 상용화가 됐고 국내 제품은 1~2년안에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STX조선해양 "5년내 보조용 연료전지 개발 확신"
 
STX조선해양(067250)의 선박용 연료전지 개발은 STX그룹의 기자재 공급업체인 STX메탈(071970)이 중점적으로 맡고 있다.
 
현재 1단계로 가정용 연료전지는 현재 개발중이며 2단계인 선박용 연료전지에 대한 개발에는 아직 착수는 하지 않았지만 전략적인 접근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종기 STX메탈 기술연구소장 상무이사는 "선박용으로는 온수 등 보조전원으로 사용되는 1메가와트급 저용량 연료전지 개발로 나아가려고 한다"며 "2016~17년까지 보조용 연료전지는 충분히 개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조선업체 공히 주추진기관으로 사용이 되는 대용량 연료전지 개발은 아직까지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2020년 이후에 개발이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소형선박과 연안 여객선의 경우 1㎿급 연료전지면 온수·전등 등 보조용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대용량의 경우 경제성에 문제가 있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 업체간 기술격차 없어..향후 시장선점 위한 R&D 경쟁 '격화'
 
선박용 연료전지는 2000년대초부터 유럽 조선강국을 중심으로 개발이 진행됐다. 그만큼 대부분의 선진 기술은 유럽국가들이 가지고 있다.
 
특히 노르웨이 선급의 경우 가장 활발하게 연료전지를 개발 중에 있다. 2003년 연구를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중대형 연료전지 선박에 대한 실증테스트에 들어간 상태다.
 
이에 반해 국내 조선업체들의 연료전지 연구개발은 거의 초기수준이다.
 
노길태 한국선급 환경플랜트팀 선임연구원은 "유럽권의 경우는 10년전부터 시작해 현재 실증단계를 거치고 있다"며 "이에 비하면 국내 조선업체들간의 기술 격차는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격차가 없는 만큼 향후 초기개념 설계가 이뤄지면 각 업체들별로 연구개발이 경쟁상황 속에서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현재 아직 자체적으로 연료전지를 제작하는 조선업체가 한곳도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빠른 연구개발을 통해 성과를 얻는 업체가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한편 현대중공업(009540)은 풍력과 태양광 관련사업에 치중하고 있어 아직까지 연료전지 사업은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뉴스토마토 이성빈 기자 brick7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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