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네이버는 정말 ‘슈퍼갑’이에요. 위압적인 태도가 다소 불만스럽지만 여기에 광고를 하지 않으면 매출액이 크게 떨어지니 우리는 항상 아쉬운 입장입니다.”
인터넷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한 사업자의 말이다. 정말 그랬다.
NHN(035420)은 60~70%에 이르는 네이버의 검색점유율을 바탕으로 10년 가까이 인터넷업계를 ‘지배’해 왔다.
하지만 네이버의 입지를 크게 위협하는 외부 요인이 발생했다. 바로 ‘스마트폰' 보급 확산이다.
디스플레이, 속도 등에서 유선과 모바일은 인터넷 이용환경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네이버로서는 유선에서의 강고한 지배력을 무선으로도 이어나가야 하는 중대한 도전에 맞딱뜨린 셈이다.
◇ 모바일, 작지만 '미래 명운' 걸린 시장
사실 아직까지 수익 면에서 모바일은 NHN에게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김동희 토러스증권 연구원은 “올해 모바일로 나오는 수익은 수백억원으로 예측되는데 NHN에게 이는 작은 비중”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포털업체들이 모바일에 사운을 거는 이유는 수익과 별개로 유선에서의 검색사업만으로는 인터넷 환경 변화에 재대로 대처할 수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인터넷리서치 기관인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일반인이 새로 스마트폰을 보유하게 되면 전체 미디어 이용시간에서 PC를 통한 인터넷 이용율이 43%에서 33%로 줄고 모바일을 통한 인터넷 이용율은 23%나 된다.
아무리 네이버라도, 사용자의 한정된 인터넷 시간을 두고 제로섬게임을 벌어야 하는 포털업체로서 모바일을 무시하면 결국 도태될 수 있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 “따라잡기·통합 전략으로 모바일 공략"
네이버의 모바일 전략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선도자(First mover)가 아닌 추격자(Fast follower)로서 자기 위치를 정하고 이른바 ‘따라잡기’ 전략을 통해 판세를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다.
어차피 유선과 무선은 무관하지 않으니 네이버에 길들여진 인터넷 이용자들은 다소 늦더라도 네이버 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아울러 네이버는 검색서비스 뿐 아니라 SNS(미투데이), 게임, 클라우드(N드라이브), 위치기반서비스 등 모바일에 특화된 서비스에 적극 투자하고, 이를 더욱 연계시킨다는 전략이다.
통합 웹서비스 '네이버me'와 유·무선 통합 커뮤니케이터 ‘네이버talk' 등이 바로 이런 전략의 핵심 수단들이다.
업계 관계자는 “NHN은 2011년을 기점으로 검색사업을 넘어 네이버의 모든 서비스를 한 곳으로 모아 이용자들의 유·무선 트래픽을 최대한 묶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뜻대로만 된다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창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 네이버 "더디 가도 제대로 간다"
전문가들은 네이버가 지난해 모바일시장에서 평균 이하의 성적을 보였다고 평가한다.
강록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쟁업체인
다음(035720)이 일관되게 무선에 투자를 한 것에 비해 네이버는 정책적으로 혼선이 있었고, 스마트폰 보급 속도에 대한 예측도 오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NHN은 동의하지 않는다.
빠른 대응이 중요한 게 아니라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완벽한 결과물을 보여줘야 하고 그 성과가 이미 나오고 있다는 주장이다.
NHN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시장조사기관 메트릭스가 발표한 ‘모바일 인터넷 인덱스’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중 ‘네이버 어플’이 만족도 부문 1위”라며 “이는 완성도 높은 서비스에 주력한 우리의 노력이 반영된 결과”라고 밝혔다.
다른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모바일의 등장은 네이버에게 ‘위기’이자 ‘기회’다. 다만 너무나 절대적인 기존의 시장지배력 때문에 ‘위기’가 더 크게 보일 뿐이다.
‘인터넷 권불삼년’이라는 업계 통념까지 무색케하며 유선시장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네이버가 모바일시장에서도 다시 저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뉴스토마토 최용식 기자 cys7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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