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국제원자력기구(IAEA) 원자력 장관회의가 27일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렸습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의장을 맡은 이번 행사에는 60개국 정부와 8개 국제기구, 국내외 85개 기업 등에서 800여명이 참여했습니다. 배 부총리는 저탄소 전력의 핵심인 원자력 혜택이 확산될 수 있도록 국제적인 협력을 당부하는 한편, 안전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실증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배 부총리는 이날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막한 'IAEA 원자력 장관회의' 개회사에서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첨단산업의 성장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새로운 전력 수요를 만들어 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원자력은 대규모 저탄소 전력을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핵심 에너지원"이라며 "세계 각국이 대형 원전은 물론 SMR 등 차세대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전 세계 에너지 지형은 급격히 변하고 있습니다. 배 부총리는 세계 각국에 '더 많은 에너지를 어떻게 더 깨끗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면서도 충분하고 안정적인 에너지를 공급하고, 지정학적 긴장과 공급망 불확실성 속에 에너지 안보도 지켜야 하는 상황"이라며 "각국의 기술과 경험을 모아 원자력 혜택이 더 많은 국가와 사람들에게 돌아가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개최국으로서 이번 회의를 국가 간 실질적인 협력을 넓히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7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원자력 장관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IAEA 원자력 장관회의는 원자력의 평화적인 이용과 미래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대표적인 고위급 정책회의입니다. 지난 2005년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돼 중국·러시아·아랍에미리트·미국을 거쳐 올해 여섯 번째 회의가 한국에서 열린 겁니다. 한국은 1962년 첫 연구용 원자로 가동 이후, 원자력 도입국에서 기술과 경험을 나누는 국가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배 부총리는 원전 확산을 위해선 정책과 제도, 인력과 제원, 장기간의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 기반 마련이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새로운 원자로와 기술이 등장할수록 안전과 핵 안보, 비확산의 원칙은 더욱 확고해야 한다"며 "혁신의 속도와 신뢰의 속도가 함께 갈 수 있도록 규제기관과 산업계, 정부와 국민 사이의 투명한 소통과 협력도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SMR과 첨단 원자로의 개발 성과가 실제 에너지 공급으로 이어지도록 실증과 인허가, 금융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한국도 독립적인 규제 체계 아래 과학적인 심사·점검과 IAEA 국제 검토의 권고를 토대로 안전 수준을 높이겠다고 밝혔습니다. 배 부총리는 운영·안전 정보 공개와 투명한 소통으로 국민과 국제사회의 신뢰를 높여가겠다는 의지도 드러냈습니다. 이런 신뢰를 바탕으로 민관 역량을 결집해 SMR 개발과 실증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입니다.
배 부총리는 "규제기관의 독립성을 존중하며 규제 연구·검증 기반을 강화하고,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과 산업용 열·선박 추진 등 수요와 이용 환경에 맞춰 기술 개발을 추진할 것"이라며 "법·제도를 정비해 안전성이 충분히 확인된 기술의 상용화를 지원하고, 각국의 원자력 설계·개발기업과 협력해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